강승호, 8회말 번뜩였던 '강공 페이크' 하나... 두산 살렸다 [★승부처]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9.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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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9일 잠실 KIA전 당시 두산 강승호의 번트 모습. 26일 홈 한화전에서 번트를 통해 팀을 구했다.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를 만나 기분 좋은 재역전승을 거뒀다. 연패 직전까지 갔지만, 마지막에 웃었다. 그 바탕에 강승호(27)가 있었다. 8회말 번트 직전 때 나온 순간적인 '강공 페이크' 하나가 한화 수비를 흔들었다.

두산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주말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3으로 뒤지다 8회말 3점을 뽑으면서 5-3의 승리를 따냈다. 선취점을 냈다가 역전을 허용했으나 다시 뒤집으면서 이겼다.


사실 7회까지만 해도 흐름이 꼬였다. 1회말 1점, 3회말 1점을 내며 앞서갔으나 전체적으로 타선이 한화 선발 김민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5회초 노시환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내줬고, 6회초에는 하주석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스코어 2-3이 됐다.

이후 8회말 모든 것이 변했다. 선두 김인태가 안타로 나섰다. 다음은 강승호. 초구에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에 성공했다. 무사 2루. 강승호는 계속 번트를 위해 배트를 내리고 있었고, 3구째 번트를 댔다. 정상 수순이었다.

속을 들여다보면 디테일이 조금 달랐다. 강승호는 아예 번트 모션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번 배트를 위로 들었다. 강공 모션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재빠르게 배트를 내려 3루 방면으로 번트를 댔다. 즉, 잠깐 배트를 들었다가 다시 내렸고, 번트를 댔다.


이미 3루수 노시환과 1루수 에르난 페레즈가 전진 수비를 펼쳐 잔디 위로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3루수 노시환이 타구에 적극적으로 대시하지 않았다. 강승호의 강공 모션 한 번이 노시환을 움찔하게 만들었다.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강공 전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비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 셈이다.

노시환이 늦었고, 투수 김민우의 대응도 기민하지 못했다. 가장 멀리 있던 페레즈가 달려와 공을 잡았으나 이미 늦었다. 무사 1,3루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정수빈이 1루 땅볼을 치면서 3루 주자 조수행이 홈에서 아웃되기는 했다.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페르난데스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3 동점이 됐다. 박건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찬스가 이어졌고, 상대 폭투로 1점을,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5-3으로 앞섰다.

8회말에만 3점이다. 결과는 승리. 징검다리 역할을 강승호가 확실하게 해냈다. 7연승이 끝난 후 연패로 빠질 뻔했던 팀을 페이크 모션 하나로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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