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이 7일 창원 NC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역투하는 모습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
7일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선택은 달랐고 결과도 엇갈렸다.
LA 다저스 데이비드 로버츠 감독은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5회 위기에 가차없이 바꿨다. 구원투수가 실점을 막고 팀은 3-1로 승리했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에이스 원태인을 믿었다. 원태인은 치명적 실점을 했다. 삼성이 5-4로 재역전한 덕분에 결국은 웃을 수 있었다.
물론 다저스는 삼성과 달리 포스트시즌이었다.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지면 끝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펼쳤다. 삼성은 시즌 129차전이었다. 다만 삼성은 전날까지 3위 LG와 불과 0.5경기 차이였다. 허삼영 감독도 남은 시즌 "한 경기 한 경기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슈어저는 1-1로 맞선 5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해 흐름을 끊었다. 슈어저가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하지만 다저스 벤치는 여기서 결단했다. 로버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바꿨다. 투구수 94개였다.
원태인은 1-1로 맞선 7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무난하게 잡았다. 2사 후, 강진성에게 우중간 쭉 뻗는 2루타를 허용했다. 투구수 101개였다. 삼성 벤치의 움직임은 없었다. 2사 2루에서 원태인은 결국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박준영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1-2 리드를 줬다. 다음 타자 전민수에게 삼진을 빼앗아 이닝을 마쳤지만 승기는 넘어갔다.
물론 다저스는 불펜이 강한 팀이다. 삼성은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기까지 연결 고리가 비교적 약하다. 한 투수 출신 감독은 "선발투수가 너무 잘 던지면 오히려 구원투수가 부담되는 경우가 있다"며 선발이 잘 던졌을 경우에는 차라리 믿는 편이 낫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원태인이 100구를 넘겼지만 대기하는 투수보다 원태인의 공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8회에 두 번째 투수로 나온 문용익은 최근 필승조 역할을 잘해줬지만 이날은 1이닝 3피안타 2실점 부진했다.
이대로 원태인의 추가실점은 이 경기의 패착으로 굳는 듯했다. 그러나 9회초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1-4로 뒤진 삼성은 9회초 NC 불펜을 공략하며 5-4 대역전에 성공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고도 패전 위기에 몰렸던 원태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후 허삼영 감독은 "원태인이 7이닝을 잘 던져줬다. 9회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여준 선수들 모두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