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0살 '곰 킬러'에 또 당했다... 9G서 ERA 1.93 '악몽'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0.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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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이 1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에 패하며 3연승에 실패했다. 내심 KT전 스윕을 노렸지만, 자신들을 막아선 '곰 사냥꾼'을 넘지 못했다. KT의 2년차 소형준(20)이다. 초반 찬스를 오롯이 살리지 못하면서 기를 살려주고 말았다. 결과는 패배였다.

두산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투타 모두 밀리면서 2-6의 패배를 당했다. 0-2에서 동점까지는 따라갔는데 이후 다시 실점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4위인 두산이지만, 키움을 비롯한 5위 경쟁 그룹에 그리 크게 앞선 상태가 아니다. 경기 전까지 5위 키움에 1.5경기 앞선 것이 전부. 격차를 벌리려면 당연히 이겨야 했다.

마침 앞선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선발도 시즌 12승 2패, 평균자책점 2.85를 찍고 있던 최원준이었다. 올 시즌 KT전 한 경기에 나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여러 조건이 두루 괜찮았는데 이것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상대 선발이 더 강했다. 소형준이다. 이날 소형준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고, 승리를 품었다. 시즌 6승(6패)째를 따냈다. 투심(42구)-체인지업(36구)-커터(23구)에 커브(3구)를 간간이 섞으며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두산으로서는 또 한 번 소형준에게 무릎을 꿇은 경기다. 사실 기회는 있었다. 1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박계범이 삼진으로 돌아섰다. 2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땅볼과 병살타가 나오며 이닝이 끝났다. 0-2로 맞이한 3회말에는 희생플라이 2개로 2점을 내기는 했으나 득점권에서 '시원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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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6회말까지 2실점으로 막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역전이 가능했으나 끝내 동점에서 만족해야 했다. 연달아 위기를 넘긴 소형준이 4회부터 안정감을 찾았고, 4회와 5회는 삼자범퇴였다. 6회말에는 2사 후 볼넷과 투수 실책으로 주자가 3루까지 갔으나 김재호가 뜬공으로 돌아섰다. 소형준의 QS를 두산이 만들어준 모양새.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던 소형준은 올 시즌은 썩 좋은 모습은 아니다. 21경기 101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고 있었다. 대신 '두산전'으로 한정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올해 두산전 2경기에 나섰는데 6월 20일 7이닝 비자책 1실점이었고, 9월 28일 5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이 0이다. 이날은 처음으로 두산전 자책점이 나왔다. 그래도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이 1.00이다.

올해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두산을 상대로 좋았다. 두산전만 6경기에 출전했고,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을 올렸다. 19살 신인이 최강을 논하던 두산을 상대로 거침없이 공을 뿌렸다.

특히 지난해 5월 8일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상대가 두산이었다. 5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 승리.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다음 두산전이었던 2020년 7월 3일에는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더 잘 던지며 승리를 품었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까지 더하면 2년간 소형준의 두산전 합산 기록은 9경기(8선발), 5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이 된다. '곰 사냥꾼', '두산 킬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두산 입장에서는 이제 2년차인 20살 투수에게만 5패다. 점점 '악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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