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것' 없어서 이겼다... '가진 자'가 지는 게임이다 [준PO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0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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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두산 선수들(왼쪽 위). /사진=뉴스1
"저쪽은 이기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즐기겠다."

'없는 자'가 '가진 자'를 눌렀다. 가을야구 같은 큰 경기에서는 '이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바로 '부담'이다. 두산은 없었고, LG는 갖고 있었다. 경기 전 김태형(54) 감독이 했던 말 그대로였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경기에서 5-1의 완승을 거뒀다. 비교적 팽팽한 경기였다. 그러나 두산은 매번 득점에 성공했고, LG는 매번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한눈에 차이가 보였다. 두산은 여유가 있었다. 공수에서 조급함이 없었다. 반면 LG는 승리에 대한 '열망'이 '부담'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반드시 이기고자 했다. 상대가 두산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유독 두산에 약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독이 됐다.

일단 마운드다. 앤드류 수아레즈와 최원준의 대결. 무게는 LG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정반대. 최원준은 5이닝 무실점을 일궈냈고, 수아레즈는 4⅔이닝 2실점이었다. 최원준 승리-수아레즈 패배였다.


불펜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이영하가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을 뿐, 이현승(0이닝)-홍건희(1⅓이닝)-김강률(1이닝)이 무실점을 합작했다. 위기가 있기는 했는데 그때마다 잘 막아냈다. LG는 정우영(1⅓이닝)-김대유(⅓이닝)-이정용(1이닝)-진해수(⅓이닝)-백승현(1⅓이닝)이 올라왔으나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말았다.

공격에서 차이도 극명했다. 두산이 10안타, LG가 9안타를 쳤다. 거의 동일한 수준. 그런데 점수는 두산이 5배를 더 냈다. LG는 1회와 2회, 4회와 6회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였다. 7회 김현수의 적시타가 하나 터지기는 했으나 후속타가 없었다. 이날 합계 득점권 8타수 1안타. 두산의 경우 득점권 12타수로 3안타였다. 폭발적이지는 않았으나 필요할 때 안타가 터졌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작년과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LG가 붙었고, 두산이 2승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설욕을 노렸다. 반대로 김태형 감독은 "우리는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자는 분위기다. LG는 어떻게 해서든 올라가려는 분위기일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부담 없이 할 것이다. 좋은 결과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딱 그대로 됐다. 두산은 이번에도 '가을 DNA'를 발휘하며 승리를 품었고, LG는 이번에도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 팀 타율 0.250, 득점 654점으로 리그 8위로 하위권이기는 했다. 그래도 경기당 4.5점은 냈다. 단 1점에 그칠 팀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결과는 탈락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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