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vs 허둥지둥' 민망한 라이벌, PS 두산전 5연패 끊을까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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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왼쪽 두 번째)가 4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LG 트윈스가 또 한 번 두산 베어스를 넘지 못했다. 벽도 이런 벽이 없다. 정규시즌부터 막아서더니 가을야구 들어서는 거의 꼼짝을 못하게 하는 수준. LG의 포스트시즌이 위태로워졌다.

LG는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두산과 1차전에서 1-5 패배를 당했다. 투타 모두 밀렸다.


무엇보다 '기세 싸움'에서 뒤진 모양새다. 타선은 찬스마다 침묵했다. 득점권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적시타는 딱 1개였다. 수비는 '허둥지둥' 그 자체였다. 야수선택으로 추가 진루를 허용했고, 실책으로 점수까지 줬다.

반면 두산 선수들은 여유만만에 거침이 없었다. 정수빈-박건우에 포수 박세혁까지 도루를 성공시켰다. 8회에는 김인태가 땅볼을 친 후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려 살았다. 찬스마다 적시타도 터졌다. 두산은 질 이유가 없었고, LG는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문제는 이날만 이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규시즌에서는 두산이 6년 연속으로 상대전적 우위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두산이 2013년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8년간 LG에 5연승을 거두고 있다.


무언가 LG가 두산에 '지고 들어가는' 감이 있다. 대등한 대결이라기보다 두산이 강자이고, LG가 약자인 상태로 경기가 치러지는 듯하다. 당연히 두산은 여유가 있고, LG는 조급하다.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스스로 더 어려워진다.

상대도 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저쪽(LG)은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할 것이다"고 짚었다. 그만큼 LG 선수들의 상태가 눈에 보인다는 의미다. 정신무장이 잘된 팀과 싸우느냐, 안절부절 못하는 팀과 붙느냐, 당연히 후자가 편하다.

이제 5일 2차전이 열린다. LG 쪽에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면 탈락이다. 가뜩이나 만만치 않은데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조건이 또 붙었다. 2차전을 이겨도 3차전에서 다시 이겨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첫 경기에 이기더라도 2번째 경기서 연승하지 못하면 3번째 경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내일(5일) 승리해 3차전에 가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32)가 나선다. 상대는 사흘 쉬고 등판하는 곽빈(22)이다. 선발 싸움에서는 LG가 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 야수진이 공수에서 얼마나 힘을 내주느냐에 달렸다.

2차전까지 진다면 두산이 '벽'을 넘어 '천적'이라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잠실 라이벌'이라 하지만, 라이벌이라 하기 민망한 것이 사실이다. LG가 스스로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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