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잡는 타짜' 김태형 "초보 감독들, 뭐가 가장 어렵냐 하면..."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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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태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이 '초보 감독'이 가을야구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설명했다.

'7년차 사령탑' 김태형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취재진에 "경기를 하다 보며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사실 초보 감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투수 교체 타이밍이다. 특히나 언론에서 말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마 이강철(55·KT) 감독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같은 경우 간단하다. 단기전에서 최고의 카드로 미리 승부를 본다. 안 되면 지는 것이다. 다음 경기, 다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안 된다. 결국 잘 풀리는 팀이 이기고, 잘 안 되는 팀은 진다. 올렸는데 투수가 터지면 지는 것 아닌가"며 웃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김태형 감독은 탁월한 투수 운영을 선보였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없는 상황. 선발진은 최원준-곽빈 2명에 임시 요원 김민규까지 3명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이겼다. 그 결과 2015년 부임 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사상 초유의 업적을 달성했다.

과감한 투수 교체가 통했다. 이영하-홍건희가 핵심. 필요한 경우 2회부터 올라와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버릴 경기는 또 과감하게 포기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그랬다. 초반에 밀리자 필승조를 제외한 투수들을 올려 경기를 치렀다. 잡은 경기는 잡고, 아닌 경기는 포기한다.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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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이영하(왼쪽)와 홍건희.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공교롭게도 이번에 두산이 상대한 키움과 LG, 삼성 모두 '초보 감독'들이었다. 홍원기(49) 감독과 류지현(50) 감독은 올 시즌이 1년차였고, 허삼영(49) 감독은 2년차다. 모두 가을야구는 처음 왔다. 아무래도 베테랑 김태형 감독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와일드카드 2차전 정찬헌-한현희의 교체 타이밍을 두고 비판을 받았고, 류지현 감독 또한 1차전과 3차전 앤드류 수아레즈의 교체와 투입에 대해 뒷말이 나왔다. 허삼영 감독 또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2사 후 우규민 대신 오승환을 올린 것이 패착이 됐다. 결국 이번 가을야구는 '초짜'와 '타짜'의 차이에서 결과가 갈렸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도 똑같이 간다. "한국시리즈라고 그렇게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4선승제이기는 하지만, '내일'을 생각할 일이 아니다. 오늘 경기를 잡아야 하면 확 잡아야 한다. 7차전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시리즈를 치르면서 하루 정도는 불펜 데이로, 추격조를 갖다 붙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를 견제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우리 선수들을 어떻게, 얼마나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경기를 하다 보면 흐름이 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 초반에 승부가 된다고 보면 최고의 카드를 내서 잡겠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김태형 감독이 초보 감독들에게 한 수 제대로 가르쳐 주고 있다. 14일 개막하는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이강철 감독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이어 2년 연속 격돌이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처음. 김태형 감독이 이강철 감독에게도 타짜의 힘을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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