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축소 '덕' 봤던 두산, KS에선 거꾸로 '독'... 이유는?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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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 배정대(왼쪽)가 7회말 솔로포를 터뜨린 후 박경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를 만나 한국시리즈 첫 판을 내줬다. 짚을 부분이 있다. 플레이오프까지는 '2선승제' 덕을 봤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독'이다. 오히려 KT가 덕을 보는 모습. 이유가 있다.

규정상 와일드카드전은 최대 2경기이고,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 올해는 예외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중단이 있었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3전 2선승제로 줄였다. 작년은 준플레이오프를 축소했는데 올해는 플레이오프까지 손을 봤다.


두산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외국인 선발 2명 없이 토종으로만 꾸렸는데도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불펜 야구가 가능했다. 이영하-홍건희-김강률이 잘 막았다. 2번만 이기면 되니까 조기 투입을 통해 잡을 경기를 잡았다. 동시에 타선까지 터졌다.

김태형 감독도 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마친 후 방송 인터뷰에서 "3전 2선승제가 된 것이 우리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며 '미라클'을 썼는데 한국시리즈에 오니 또 다르다. 경기수가 줄어든 것이 두산이 버틸 수 있는 여건이기도 했는데 KT 입장에서는 '공백'이 짧아진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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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 강백호가 7회말 적시타를 터뜨린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역대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경기 감각'이다. 3주씩 공백이 생기기도 했다. 청백전 등을 하기는 해도 실전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쉬어서 좋은데 감이 안 올라온다"는 말이 매년 나오는 이유다. 특히 타자 쪽이 그랬다.

KT는 상대적으로 이런 고민을 덜 할 수 있었다. 2019년의 경우 10월 1일 정규시즌이 끝났고, 한국시리즈가 10월 22일 시작됐다. 무려 21일이 비었다. 지난해에는 10월 31일 정규시즌이 끝났고, 11월 17일 한국시리즈가 시작됐다. 16일 공백.

올해는 10월 31일 정규시즌이 마무리됐고, 11월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기다린 날이 13일이다. 작년과 비교해 단 사흘이지만, 직접 뛰는 선수에게는 꽤 크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KT는 한화 2군과 11일과 12일 연습경기 2경기를 치렀다. 열흘을 쉰 후 실전에 나섰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출전했다. 물론 1차전 초반은 타선이 원활하지는 못했다. 3회까지 1안타 1볼넷이 전부였다. 그러나 4회부터 달라졌다.

4회말 강백호의 안타와 유한준 타석에서 나온 허경민의 실책, 제러드 호잉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장성우가 희생플라이를 쳐 1-0을 만들었다. 5회초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으나 5회와 6회 장타가 나오면서 두산 마운드를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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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오른쪽)이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후 황재균(두 번째)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스1
기어이 7회말 배정대의 좌월 솔로포가 터지면서 리드를 잡았다. 계속된 1사 1,3루찬스에서 황재균의 땅볼 타점과 강백호의 좌측 적시타가 터져 4-1로 간격을 벌렸다. 9회초 1실점했지만, 승리에 문제는 없었다.

결국 긴 휴식으로 인한 감각 부재는 딱 3회까지였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허구연 해설위원도 "KT 타자들이 4회부터 상대 투수에 대한 대응력이 좋아졌다. 두산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고 짚었다. 실제로 4회 첫 득점이 나왔고, 7회 결승점이 터졌다. '덜 쉰' 덕을 봤다.

아주 어마어마한 화력이 나온 것은 아니다.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 타율 0.143에 그쳤다. 그래도 홈런이 있었고, 적시타가 터졌으며, 작전을 통해 쥐어짠 득점도 나왔다. 나쁘지 않았다. 마운드가 잘 막아냈기에 더 문제는 없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 또한 "생각보다 맞아 나가는 것이 좋았다. 밸런스 같은 부분이 좋았다. 내일도 기대가 된다. 우리 타선이 감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산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짧은 일정의 '이점'을 누렸다. 한국시리즈가 되자 이 이점은 KT 쪽이다. 거꾸로 플레이오프까지 최대 강점이었던 이영하가 부진했고, 타선도 힘을 쓰지 못했다. 조정된 일정이 두산을 웃겼다가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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