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슈퍼스타, 日MVP 상대 큰소리 뻥뻥→"큰일났다..." 두려움 날려준 건 '애국가'였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1.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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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뉴스1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한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한일전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정후는 최근 유튜브 채널 야구에 산다에 출연해 지난해 여름에 펼쳐졌던 2020 도쿄 올림픽을 되돌아봤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8월 4일 일본 대표팀과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다. 결국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지만 이정후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던 대회라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도쿄 올림픽에 앞서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맞붙고 싶은 투수로 야마모토 요시노부(24·오릭스 버팔로스)를 꼽았다. 이정후는 "대표팀에 뽑힌 뒤 (페넌트레이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저 때문에 이긴 상황이라 그런지 정말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야마모토의 볼을 치고 싶다고 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서 3구 삼진을 당했다. 그 선수도 그렇고, 저도 얼마나 성장했는지 기대가 된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야마모토가 던졌던 구종(커브-포크볼-포크볼)까지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커 보였다.

그런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정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엄청나게 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정후는 "사실 일본 야구를 잘 안 봤는데, (어느날) 성적을 딱 보니까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성장을 한 거다. 다나카(34·다나카 마사히로)가 미국 가기 전 성적을 찍고 있더라. 계속 완봉승에, 150km/h 넘게 던지고 있더라. 진짜 큰일났다 생각했다. 올림픽은 다가오고 있고, 언론에서는 저와 야마모토의 맞대결을 계속 부각시키고 있는데…"라고 돌이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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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뉴스1


이정후가 밝힌 대로 야마모토는 올 시즌 무서울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26경기에 출장해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를 마크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23회), 승률(0.783), 탈삼진(206개)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퍼시픽리그 MVP 및 사와무라상을 거머쥐었다.

이정후는 "한일전을 치르기 전날까지, 경기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 전날 야마모토의 영상을 보면서 껐다가 다시 보기를 반복했다. 룸메이트였던 강백호에게 '어떡하냐'고 하니, '어때 형 그냥 치는 거지. 못 치면 못 치는 거고'라는 답이 돌아왔다"면서 "그런데 경기장에 들어서 애국가를 듣는 순간, 뭔가 좀 달라졌다. 이런 생각(두려움)들이 다 사라진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승자는 이정후였다. 1회 1사 1루서 야마모토를 상대로 우월 2루타를 때려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4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6회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을 공략하며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당시 야마모토는 5⅓이닝 동안 5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는데, 피안타 5개 중 2개를 이정후에게 얻어맞은 셈이다.

이정후는 야마모토와 3번째 타석 승부를 돌아보면서 "그때는 정말 야마모토와 저밖에 안 보였다. 오로지 제 시야에는 투수만 있었다. 야구를 하면서 그때처럼 집중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타석이 제 인생에서 가장 집중했던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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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9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의 경기에 앞서 태극기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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