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녀→풀타임 선발→예비 FA, 이렇게 동기부여가 많은 투수가 있다

제주=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2.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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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이태양./사진=SSG 랜더스
이태양(32·SSG)의 입은 귀에 걸렸다. 이틀 전 딸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득녀의 기쁨과 풀타임 선발 도전까지 2022년은 그에게 뜻깊은 한 시즌이 될 예정이다.

지난해 이태양은 불펜으로 출발했지만 선발로 시즌을 마쳤다. 박종훈(31), 문승원(32)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팀 선발진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한화에서 선발 경험이 있는 이태양이 전격 선발 투수로 투입됐다.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책임져준 것은 무려 12차례다. 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제 몫을 해줬다. 다시 한번 선발투수로의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올해는 처음부터 선발투수로 준비한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종훈, 문승원이 6월 이후에나 돌아오기 때문에 그 전까지 선발진에서 버텨줘야 한다. 이태양은 노경은(38), 오원석(21), 최민준(23), 김건우(20) 등과 경쟁에 나선다. 선발 경험이 많은 만큼 이태양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19일 캠프에서 만난 이태양은 "아직 누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지 모른다. 일단 준비를 완벽히 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왔다갔다 했다. 준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 모두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나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다시 선발로 나서면서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줬고, 경쟁력을 입증한 거 같아 감사함을 느꼈던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더 나아가 선발 고정을 노린다. 2014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경험하며 7승10패 평균자책점 5.29로 이름을 알렸던 이태양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복귀한 2016년에도 선발 5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4.97로 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2018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불펜으로 나섰다. 6년만에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셈이다.


동기부여는 많다. 먼저 득녀를 했다. 이태양은 "딸이 아빠가 야구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 야구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 마흔이다. 마흔까지는 야구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말할 것도 없다. 그는 "1경기로 가을야구를 가지 못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너무 아쉬웠다. 내가 1패만 덜 했으면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143경기가 너무 허무했다"면서 "승수보다는 이닝을 많이 소화해야 한다. 그러면 선발이 그 경기를 끌고 나간다는 의미가 된다. 불펜 피로도도 아낄 수 있다. 불펜 투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아프지 않고 오래 하고 싶다. 내가 잘하면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니 그러면 팀 성적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예비 FA 신분이다. 이태양은 "서비스 타임을 다 채운 것이 의미가 있는거 같다. 내가 솔직히 100억을 받을 선수는 아니지 않나. 얼마를 받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1군에서 서비스 타임을 채웠다는게 나에게는 의미가 있다. 그만큼 꾸준하게 뛰었다는 의미다. 내가 잘해야 FA 신청도 할 수 있다. 일단 안아프고 잘하는 게 먼저다"고 강조했다.

이태양은 몸관리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짚었다. 류현진(35·토론토), 추신수(40) 등 대선배들과 함께 해온 터라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지한 터다. 지난 1월 제주에서 류현진과 제주에서 훈련을 했다. 올해까지 포함하면 4년째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으며 터득했다. 이태양은 "(추)신수 형도 그렇고 (류)현진이 형도 똑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몸상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몸상태가 받쳐주지 못하면 따라갈 수 없다. 체력과 몸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신수에게는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물어 화제가 됐다. 추신수는 귀국 후 인터뷰에서 "(이)태양이가 애인처럼 자주 전화를 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태양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게 와이프와 평소에 그냥 전화가 아닌 영상통화를 한다. 전화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추신수 선배에게도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다(웃음). 이제는 후배들에게 전화오는게 고맙더라. 내가 형들에게 전화하면 고맙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 부분도 있다. 아무것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이다"고 웃어보였다.

올해에는 노경은, 고효준(39) 등 노장들도 가세했다. 이태양은 "형들도 마흔이 다 되지 않았나. 지금까지 야구하는 선배들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정말 몸이 좋더라. 이렇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야구를 오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몸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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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이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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