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인데 아직 국내에... 류현진-김광현 힘겨운 '시즌 준비'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3.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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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왼쪽)과 류현진. /사진=OSEN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좌완투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4)의 시즌 준비가 힘들기만 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두 선수는 지난해 10월 시즌 종료 후 귀국했다. 류현진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후 곧바로 돌아왔고, 김광현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탈락하자 입국했다.

이후 두 선수는 겨우내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2022시즌을 준비했다. 이제 3월 초, 예년대로라면 류현진과 김광현은 이미 미국으로 돌아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러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미국이 아니라 여전히 국내에 남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메이저리그 노사 갈등은 결국 직장폐쇄(록아웃)로 이어졌다. 모든 행정 업무가 멈추면서 빅리그 선수들은 구단과 어떠한 일도 할 수 없게 됐다. 지금 미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개인훈련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이다.


직장폐쇄 시국에 큰 피해를 본 것은 김광현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종료된 그는 새 소속팀을 찾아야 한다. 현지 언론에서는 몇몇 팀의 영입 후보로 꼽기도 했지만 록아웃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소속팀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 세인트루이스와 재계약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 1월 제주도에서 몸을 만들었던 김광현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시절 팀 동료였던 엄정욱(41)과 윤희상(37)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투구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속구 구속이 시속 146km까지 나오며 "페이스 조절을 시켜야겠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

계약이 2년 더 남은 류현진이라고 따뜻한 겨울을 보낸 건 아니었다. 역시 제주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그는 2월부터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 캠프에 참가해 훈련하고 있다.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교보재 역할을 하며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류현진에게도 악재가 닥쳤다. 국내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 지난 2월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다른 6명의 한화 선수와 함께 자가격리를 이행했다. 류현진은 완치 후 대전으로 옮긴 한화 캠프에 재합류, 메이저리그 시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두 선수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 노사협정 타결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선수노조와 사무국 사이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선수노조는 '외국 국적자로 미국에 P-1 비자(일명 '예·체능인 비자')로 입국한 선수들에게 미국을 떠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한국에서 떠나기 쉽지 않다.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류현진과 김광현은 프로 생활 15년이 넘은 베테랑 선수들이다. 외부 환경의 악화 속에서도 두 좌완 에이스는 자신의 길대로 가며 2022시즌을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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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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