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국 축구가 지긋지긋한 이란전 징크스를 털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을 2-0으로 완파했다.
한국이 이란을 2골 차로 꺾은 건 지난 2005년 서울에서 열린 경기 이후 17년 만이다. 이란전 승리는 2011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0 승리 이후 11년 만이자 8경기 만이다. 최근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3무4패로 유독 약했는데, 이날 그 징크스를 털어냈다.
경기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만원 관중'의 열기가 큰 힘이 됐다.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입장이 제한되던 A매치는 이날 오랜만에 그 제한이 풀려 모든 관중 입장이 가능했다. 2019년 6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이란과의 친선경기 이후 2년 9개월 만에 만원 관중이 예상되는 경기였다.
대표팀 경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축구팬들의 갈증은 티켓 예매 당일부터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컸다. 결국 이날 킥오프 1시간 30분여를 남겨두고 역대 10번째 모든 티켓이 매진되는 경사를 맞았다. 이날 공식 입장 관중수는 무려 6만4375명에 달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펼쳐진 초대형 카드섹션. /사진=뉴시스 |
경기 내내 관중들이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하이라이트는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중거리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숙적 이란을 상대로, 그것도 에이스의 환상골에 6만명이 넘는 관중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장에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뜨거운 열기였다.
덕분에 후반전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됐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경기장은 귀가 아플 만큼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다. 초대형 카드섹션은 물론 관중석에선 파도타기 응원이 여러 차례 경기장을 메웠다. 김영권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은 뒤에는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결국 한국은 시종일관 이란을 압도한 끝에 이란을 2-0으로 완파했다. 지긋지긋했던 이란전 징크스를 털어낸 순간이었다. 경기 전날 손흥민의 바람처럼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은 미소와 함께 경기장을 돌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벤투호와 6만4375명의 관중들이 함께 만든 역사적인 경기는 해피엔딩이었다.
김영권(19번)이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뒤 대표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