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폭발' 이용규, 왜 '시즌 1호' 퇴장 당했나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4.06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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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용규.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7)가 올 시즌 1호 퇴장을 당했다.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위한 심판진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 첫 퇴장 명령이었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LG-키움전. 4-8로 뒤진 키움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이었다. LG는 좌완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함덕주는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 9번 박찬혁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순은 상위 타순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타석에는 리드오프 이용규가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헛스윙 이후 2,3구째는 모두 파울. 4구와 5구는 볼이었다.

볼카운트는 2-2. 제 6구째. 유강남이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다. 이윽고 왼쪽 손에서 빠져나온 함덕주의 속구(138km/h)가 이용규로부터 멀어지며 포수 마스크 근처로 향했다. 이용규의 배트는 나오지 않았다. 윤상원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삼진 아웃.

이때 공을 끝까지 지켜보며 거의 주저앉는 자세를 취했던 이용규가 무릎을 편 뒤 키움 더그아웃 쪽을 쳐다보며 아쉬움을 크게 표출했다. 이용규는 한동안 타석을 벗어나지 못했다. 뒤이어 배트를 자신의 타석에 그냥 둔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런 이용규를 향해 윤 주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용규의 행동을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항의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사실 예전과 비교하면 그렇게 강력한 항의는 아니었다. 이용규가 윤 주심과 마주하며 직접적으로 어떤 어필을 건넨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주심은 지체없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유가 있었다. 이미 올 시즌 시작에 앞서 KBO는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동시에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불만을 드러낼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앞서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를 열고 "예전에는 1경기를 무사히 잘 끝내는 게 목적이었다. 따라서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격렬하게 항의를 해도 못 본 척하고 원만하게 진행하는 게 최대 목표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허 위원장은 "스트라이크 존을 정상화 할 때 (항의 등) 우려하는 부분 역시 발생할 것이다. 결국 규칙대로 볼 판정에 항의할 때 1차 경고를 하고, 재차 이의를 제기하면 퇴장을 시킬 것이다. 헬멧이나 방망이를 던지면 경고 없이 바로 퇴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규 역시 이 절차에 따라 퇴장을 당했다.

이제 개막 후 3경기를 치렀다. 이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스트라이크 존이 좁게 적용됐던 과거보다 넓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높은 쪽 공을 많이 잡아주고 있는 게 눈에 띈다. 개막 후 스트라이크 판정 시, 아쉬움을 아슬아슬하게 표출하는 타자들도 있었지만 이내 수긍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넘어야 할 선은 넘지 않았다고 본 것. 하지만 이용규는 그렇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서 허 위원장은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고, KBO 리그 전체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절박하다.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전체를 위해 가야하는 길이다. 존이 정상화되면 국제대회서 그동안 적응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고쳐질 것이다. 존이 비슷해지면서 국제 대회 경쟁력도 갖출 것이라 본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 강조했다. 결국 이번 이용규의 퇴장 선언 역시 심판진의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가 발현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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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지난 3월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2년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에서 매년 점점 좁아지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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