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원희 기자 |
나희도를 지켜보는 '현실 속' 펜싱 선수들의 마음은 더욱 특별했다. '미녀 검객'으로 한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여자 펜싱대표팀 최수연(32·안산시청)은 최근 경기 안산시 직장운동경기부 훈련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드라마를 보며 어렸을 때,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저도 나희도처럼 열심히, 열정적으로 펜싱을 한 것 같다"고 호호 웃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 왼쪽부터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윤지수. /사진=AFPBBNews=뉴스1 |
최수연은 "첫 올림픽이어서 감격스러웠다. '내게도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무대에 서 있는 게 신기했고, 이전에 힘들었던 때도 떠올랐다. '내가 잘해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조지아 트리빌시 월드컵 단체전 준우승을 기록했고, 3월에 열린 이스탄불 월드컵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최수연은 "아무래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이 좋은 영향을 줘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파이팅 넘치는 최수연의 플레이. /사진=AFPBBNews=뉴스1 |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펜싱 대스타로 성장할 것 같았던 최수연 앞에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이 찾아왔다. "당시 '더 이상 운동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던 최수연이지만, 그는 약 1년의 길었던 재활기간을 이겨냈다. 특유의 악바리 정신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아름다운 외모의 최수연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반전 매력'도 갖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어깨 탈골 부상을 입었음에도 8강전과 준결승을 버텨내며 단체전 동메달에 힘을 보탰다. 최수연은 "그동안 저는 악바리로 운동을 했다. 또 경기할 때면 그렇게 소리를 지른다. '독하게 운동을 하는구나'라고 느낄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뻐하는 최수연(왼쪽). /사진=AFPBBNews=뉴스1 |
그는 펜싱의 매력으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그런 스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고 있어도 이긴 것이 아니고, 지고 있어도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크나큰 부상에 선수생활 위기에 몰렸음에도, 이를 이겨내고 30대의 나이에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최수연의 인생처럼 말이다.
최수연은 "'상대방이 이것을 하겠지'하고 예상한 뒤 내가 생각했던 기술이 완벽하게 들어가면, 그만큼 짜릿한 것이 없다. 정말 드라마에 나오는 나희도처럼 엄청 소리를 지르게 된다"며 "올해 있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나가면 개인적으로 두 번째(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 1위)인데,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