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맛'은 이승우가 최고... 환상골에 댄스, 날선 신경전까지 [★수원]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6.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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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가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댄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24·수원FC)가 또다시 수원FC 팬심을 사로잡았다.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깨트린 데다 상대와 신경전에선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고, 후반전엔 적장마저 감탄한 환상골까지 터뜨렸다. 홈팬들을 위한 댄스 세리머니까지 더했으니, 그야말로 '보는 맛'이 있는 플레이였다.

무대는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홈경기였다. 앞선 2경기처럼 이승우는 선발 명단에선 제외된 대신 전반 이른 시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승우가 투입될 때까지 수원FC는 물론 포항도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 흐름의 연속이었다.


흐름을 깨트린 건 이승우였다. 전반 28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 한 명을 따돌렸다. 이후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포항 수비수 두 명을 또다시 잇따라 제쳤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이날 양 팀 통틀어 첫 번째 슈팅까지도 연결했다. 골문 안쪽으로 향하던 그의 오른발 터닝 슈팅은 다만 '팀 동료' 김승준에 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승부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이수빈의 '퇴장'을 유도해낸 것도 그의 몫이었다. 전반 43분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아 역습으로 전개하던 상황. 이수빈과 볼 경합 과정에서 그가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이수빈에게 이날 두 번째 옐로카드와 함께 경고 누적 퇴장을 명했다. 이승우도 미소를 지을 만큼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상대와의 치열한 몸싸움 과정에선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수원FC 진영 코너킥 부근까지 깊숙하게 내려서 수비에 가담한 그는 상대 선수들과 잇따라 강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넘어진 상황에서도 상대 공을 따내려 애쓰다 결국 허용준과 날선 신경전까지 벌였다. 선수들이 말리면서 이승우와 허용준 간 일촉즉발의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기싸움에서 웬만해선 지지 않는 이승우 특유의 투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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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가 포항스틸러스 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17분에 터뜨린 환상골이었다. 그는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낸 공이 반대편으로 흐르자, 몸을 180도 돌려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직접 노렸다. 모두의 허를 찌른 데다, 워낙 절묘한 궤적을 그린 탓에 포항 윤평국 골키퍼도 결국 주저앉은 채 슈팅을 바라봐야만 했다. 골망을 흔든 뒤엔 홈팬들을 위한 '댄스 세리머니'가 빠질 수 없었다.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팬들은 이승우의 골에 한 번 환호하고, 그의 유쾌한 댄스 세리머니에 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후에도 이승우는 측면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절묘한 드리블 돌파나 개인기로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의 번뜩이는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그야말로 '보는 맛'이 있었던 이승우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즐긴 수원FC 관중들은 팀의 2-1 승리라는 겹경사까지 안은 채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경기 후 김기동 포항 감독은 "실점은 우리 수비적인 실수가 아니라 이승우가 워낙 잘 때린 슈팅이었다. 이승우를 칭찬해줘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이)승우가 넣는 골들을 다 멋진 것 같다. 쉬운 골은 없었던 것 같고 고난도의 골을 넣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멋진 득점을 해주면, 앞으로 홈팬들이 열광하고 더 많이 찾아주실 것 같다"면서 이승우의 환상골에 박수를 보냈다.

이승우는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잘 준비한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코너킥 상황에서 넘어오는 순간 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때렸는데, 운이 좋게 잘 들어간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K리그에서는 수원종합운동장 잔디가 가장 좋은 것 같다(웃음). 수원에서는 항상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그러다 보니까 홈에서 더 득점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홈에서 하는 경기에서는 더 많이 골을 넣고 싶고, 또 홈팬들하고도 더 즐기고 싶다. 그래서 댄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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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가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전 코너킥 상황에서 오른발 터닝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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