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선발 안 돼" 사령탑 단호한 한 마디, 인생을 바꿨다 '최고 셋업맨 우뚝'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7.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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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불펜 투수 주권.
2019년 제 3대 KT 위즈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56) : "(주)권아. 넌 선발 안 돼."

KT 투수 주권(27) : "네? 저 선발 하고 싶습니다."


이강철 감독 : "데이터를 보니깐... (이하 생략). 이래서 선발은 안 될 거 같아."

주권 : 네. 알겠습니다.

사령탑으로부터 선발 투수 보직을 맡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주권은 아쉬움을 뒤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렇게 4년을 꾸준하게 던진 결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 중 한 명이 됐다. 팀 역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주권은 2015년 KT에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뒤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2016년 5월 27일 넥센 히어로즈전(현 키움)에선 선발 첫 승리를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그러나 선발 투수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풀타임 선발로 나선 해도 있었으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 번도 10승을 올리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2016시즌으로 6승 8패 평균자책점은 5.10이었다.

그러다 이강철 감독을 만나면서 그의 야구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전문 불펜 요원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풀타임 불펜 첫 해 주권은 25홀드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홀드를 적립해나갔다. 필승조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계속 승승장구했다. 2020년엔 31홀드를 기록하며 홀드왕에도 올랐다. 이후 2021년 27홀드를 올리며 3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했다.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그리고 올해 구단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주권은 지난 8일 수원 롯데전 5-3으로 앞서던 8회 2사 2루에서 등판해 정훈을 공 1개로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주권은 역대 10번째 4년 연속 10홀드, 그리고 역대 13번째 통산 100홀드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대체적으로 꾸준하게 활약하는 불펜 투수가 없는 만큼 이러한 주권의 성적은 고무적이다.

이강철 감독은 "내가 팀에 처음 왔을 때(2019년) 주권은 선발에 더 마음이 있었다"며 "주권이 직구와 체인지업만 던지는 투피치 투수이기도 했고 직구 위력이 좋아 투수코치가 선발보다는 1이닝을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중간 계투가 더 어울린다고 했다. 나 또한 그 자리가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주권의 불펜행 뒷이야기를 전했다.

결국 이 감독과 코치진이 내린 선택이 100홀드라는 결과로 나온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길을 열어주는 것 뿐이다. 결국 선택과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은 선수 본인이 하는 것이다. 주권이 잘 해낸 것이다"고 칭찬한 뒤 "4년 연속으로 이렇게 하는 투수들도 드물다. 중간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 20홀드, 30홀드 넘게 해주는 건 엄청난 것이다. 올해 우리 팀이 버티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주권의 힘이다. 다음 시즌이 끝나고 FA니깐 더 기대가 된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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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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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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