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보다 빠르다, 토종 10승 신인왕이 해냈다 '구단 최초 기록까지'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7.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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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발 투수 소형준이 9일 롯데전 4회초를 마친 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올 시즌 최고 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투수는 안우진(23·키움)이다. 그런데 안우진 보다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토종 투수가 있다. 바로 3년차 소형준(21·KT)다. KT로서는 이틀 연속 구단 새 역사 주인공을 배출했다.

소형준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이 3-1로 승리해 소형준은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1차지명 신인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소형준은 데뷔 시즌 26차례 마운드에 올라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2000년대생 최초의 신인왕이었다.

하지만 2년차였던 지난해 구속이 떨어졌고, 24경기에서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2년차 징크스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쉬움은 짧았다. 소형준은 입단 3년차 시즌인 올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 구종에 힘과 스피드가 더해졌다. KBO 리그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소형준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 시속 139.5km에서 올해 142.9㎞로 약 3km 늘었다. 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0.260에서 0.227로 줄어들었고, 성적은 향상됐다.


이날도 호투를 이어갔다. 소형준은 3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펼쳐 실점을 최소화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전준우에게 2루타를, 이호연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5회에는 1사 후 안중열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황성빈, 안치홍을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안타를 맞았다. 2사에서 한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호연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소형준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이로써 소형준은 5월20일 대구 삼성전부터 6연승을 거두면서 국내 투수 중 가장 먼저 시즌 10승을 올렸다. 안우진보다도 빠른 페이스다. 그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은 13승을 올리며 신인상을 받았던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구단 최초 기록도 세웠다. 전반기 10승이다. 이전까지 외국인 투수를 통틀어 전반기 10승 투수가 없었다. KT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던 옥스프링(2015년 7승), 피어밴드(2017년 7승), 니퍼트(2018년 6승), 쿠에바스, 알칸타라(이상 2019년 8승)도 하지 못한 기록이다.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구단 최초 전반기 10승 달성에 대해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선배님들의 호수비와 불펜 투수들의 호투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투구수 87개를 소화하고 내려온 소형준은 "타이밍이 맞다고 생각했다. 피터스에게 홈런 맞은 기억도 있고, 최근 불펜이 좋아서 막아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코치님께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다승왕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3년차다. 큰 욕심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목표는 있다. 소형준은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은 선수가 되고 싶다. 또 현재 평균자책점이 2점대인데, 시즌 마칠 때까지 이를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동기부여도 있다. 태극마크다. 비록 아시안게임이 미뤄졌지만 2023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목표다. 그는 "현재로선 WBC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태극마크를 목표로 동기부여를 삼아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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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발 투수 소형준이 9일 롯데전에서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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