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쉬고 싶었는데..." 40세 이대호의 결단, 우승으로 돌아왔다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7.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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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진행됐다. 롯데 이대호가 홈런레이스 우승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OSEN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생애 마지막 올스타 홈런더비에서 대포를 폭발시키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대호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5홈런(8아웃)을 기록, 4개의 홈런을 때려낸 김현수(LG)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 2009년(무등), 2018년(울산)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자가 됐던 이대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통산 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로써 그는 양준혁, 박재홍, 김태균과 함께 역대 홈런레이스 최다 우승의 영광도 함께 안았다.

마지막 순서로 등장해 배팅볼 투수로 김태군(삼성)을 고른 이대호는 1아웃을 당한 후 2개의 홈런을 연달아 터트렸다. 이어 6아웃에서 4번째 대포를 터트리며 공동 1위에 올랐던 그는 8번째 아웃카운트에서 시원하게 담장을 넘겨 기회를 다 받지도 않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의 기쁨을 누린 이대호는 상금 500만 원과 LG 스탠바이미 TV를 받으며 쏠쏠한 부상도 챙겼다.


우승 후 인터뷰장에 들어선 이대호는 "솔직히 나이도 들어서 생각도 못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힘으로 치는 선수가 아니다 보니 잘 맞은 게 몇 개 나와서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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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진행됐다. 5개로 홈런레이스 우승한 롯데 이대호(왼쪽)가 삼성 김태군과 포옹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OSEN
이대호는 자신의 조력자로 활약한 김태군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홈런레이스에 많이 나가다 보니까 포수들이 치기 좋더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도 당시 포수였던 나균안의 배팅볼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회전이 좋은 선수를 골라야 하는 게 첫 번째다"고 했다.

4년 전에는 상금 중 100만 원을 나균안에게 줬던 이대호는 이번에도 김태군에게 똑같은 금액을 줄 예정이다. 상금을 기부한다고 밝힌 그는 "태군이가 '저도 기부하겠습니다'고 말하면 전액 기부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대호는 20대, 30대, 40대에 모두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그는 "40대가 홈런레이스 나간다는 게 좀 그랬다"며 "KBO에서 연락왔을 때 솔직히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팬들이 마지막으로 뽑아주셨는데 힘을 다 짜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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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가 진행됐다. 홈런레이스에서 우승한 롯데 이대호(맨 위)가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OSEN
이제 이대호는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다. 올스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서 직접 6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그는 "오는 길에 가족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와이프가 울컥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몇 개 칠 거냐고 물어봐서 "한두 개 정도 칠 것 같다"고 하니 "그렇게 쳐가지곤 안 돼"라고 말했다"며 이대호는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승을 하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 애들도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말도 이어갔다.

이대호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 마지막 과제를 받았다. 15일 현재 올스타전 통산 4개의 홈런을 터트린 그는 하나만 더 기록하면 역대 단독 1위가 된다.

"계속 기사를 써주시니까 알고 있었다"고 농담을 던진 그는 "운이 좋으면 (홈런이) 나오겠지만 안타 하나라도 더 치는 게 팬들이 뽑아주신 것에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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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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