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퇴장' 허삼영 감독은 분을 참지 못했나, 오승환 충격 블론... 결국 격랑에 휩싸였다 [★고척]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7.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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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오른쪽) 삼성 감독이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 에이스의 6회 불펜 투입 초강수. 사령탑까지 퇴장을 당하면서 필승 의지를 피력했으나 결국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삼성이 구단 역대 최다인 12연패 늪에 빠졌다. 문제는 외국인 선발 에이스까지 이미 불펜으로 소모했다는 것. 오승환까지 투입했으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삼성이 격랑에 휩싸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서 연장 11회말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한 삼성은 1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12연패는 1982년 창단한 삼성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신기록이다. 리그 성적은 35승 51패. 반면 키움은 2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55승1무32패를 마크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만 했던 삼성의 절박함이 온몸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삼성은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허 감독은 "수아레즈의 선발 등판은 다음주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이날 1군으로 콜업했던 걸까. 이유가 있었다. 불펜 대기였다.


허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 본인에게 이야기를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아레즈는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7경기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중이었다. 구원 투수로 나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대 선발은 토종 최강 안우진이었다. 그래도 삼성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삼성 선발 원태인도 호투하며 힘을 보탰다. 첫 점수는 5회말 키움이 뽑았다.

선두타자 이주형이 몸에 맞는 볼, 후속 이지영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김휘집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주자 김주형이 선취 득점을 올렸다. 원태인은 계속해서 2사 후 김혜성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삼성 벤치가 초강수를 띄웠다. 수아레즈를 투입한 것. 상대 타자는 이정후. 2구째 우전 안타를 내주며 초강수가 무위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구자욱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침착하게 포구한 뒤 홈으로 공을 뿌려 여유있게 김휘집을 아웃시켰다. 구자욱의 완벽 보살이었다.

양 팀이 6회를 득점없이 마친 가운데, 키움으느 7회초 안우진 대신 두 번째 투수 양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제구가 안 됐다.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삼성은 대주자 박승규를 투입하며 동점을 향한 승부수를 띄웠다.

이어진 강민호와 승부. 그런데 5구째 이후 양현의 견제구에 박승규가 걸리며 아웃됐다. 삼성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견제사. 이때 허삼영 삼성 감독이 격앙된 모습으로 벤치에서 뛰쳐나와 심판진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보크가 아니냐는 항의였다.

직접 투구 동작까지 펼쳐 보이는 사령탑의 몸짓에는 절규가 묻어나왔다. 평소에는 비교적 점잖게 항의하는 허 감독이었다. 이렇게 분을 참지 못한 건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연패 탈출을 위해 경기 전 "개막전과 같은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한 그였다. 매우 중요한 승부처에서 허 감독도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구자욱과 김헌곤 등 삼성 선수들도 더그아웃에서 양현의 투구 동작을 흉내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내 4심이 모여 합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허 감독은 판정 항의 시간 초과(4분)로 퇴장을 당했다. 올 시즌 19번째 퇴장이자, 감독으로는 5번째 퇴장이었다.

삼성도 기회가 있었다. 9회 김재성과 강민호가 연속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2-1로 승부를 뒤집은 것. 이제 1점 차 리드만 지키면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우월 동점포를 허용했다. 충격의 블론 세이브였다.

결국 승부는 연장 11회말 갈렸다. 삼성 구원 투수 문용익을 상대로 선두타자 송성문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전병우의 희생번트와 이용규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삼성 출신의 이지영이 2루 베이스 맞고 굴절되는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삼성이 구단 역대 최다 12연패라는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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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을 당해 더그아웃을 빠져나가고 있는 허삼영 삼성 감독.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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