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건들지도 못했는데...' 직구를 못 던지는 끝판왕, 누가 돌을 던지나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7.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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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22일 고척 키움전에서 9회 전병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OSEN
직구 하나로 한국 무대를 평정했던 '끝판왕' 오승환(40·삼성).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며 한국 야구의 위용을 드높였다. 하지만 천하의 오승환도 세월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일까. '동갑내기' 이대호(40·롯데)가 은퇴하는 올 시즌. 오승환이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삼성은 구단 역대 최다인 12연패 늪에 빠졌다. 35승 51패로 9위 NC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8위를 유지했다.


삼성으로서는 참으로 뼈아픈 경기였다. 선발 자원인 수아레즈까지 불펜으로 활용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9회초에는 김재성과 강민호가 연속 적시 2루타를 치며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지는 9회말. 이제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마침내 11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클로저'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초구는 스트라이크. 이어 2구째 속구(141km)를 뿌렸으나 송성문이 제대로 받아쳤고, 동점 우월포로 연결됐다. 오승환이 고개를 푹 숙였다.

지난 12일 KT전을 끝으로 전반기 투구를 마감한 뒤 9일을 쉬었던 오승환이었다. 하지만 그의 직구는 예전같지 않았다. 계속해서 오승환은 전병우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용규를 2루 땅볼, 이지영을 2루 뜬공으로 각각 잡아낸 오승환. 하지만 직구 구속은 141~143km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음 타자는 김휘집. 오승환은 더 이상 직구를 던지지 않았다. 초구부터 6구까지 모두 슬라이더를 뿌렸다. 결과는 6구째 헛스윙 삼진. 주무기인 직구 대신 오로지 슬라이더로만 승부하는 오승환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블론 세이브. 4경기 연속 실점. 최근 4경기 동안 피홈런도 4개나 된다. 7월 6일 LG전에서 1개, 12일 KT전에서 2개, 22일 키움전에서 1개를 각각 허용했다. 최근 4경기 동안 3⅓이닝 7실점(7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은 18.90에 달한다.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에 대해 "5월 초보다 훨씬 몸 상태는 좋은 건 사실이다. 팀 분위기와 같이 가다 보니 스스로 책임감과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일단 던지는 모습을 봐야 한다. 그러면서 휴식을 줄지, 계속 밀고 나갈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오승환의 직구는 건들지도 못한다는 시절이 있었다. 묵직한 돌직구로 한국 무대를 호령했던 오승환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41세가 됐다. 국제 대회에서 조국을 위해 많은 헌신을 했던 오승환. 설사 지금 잠시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 쌩쌩했던 직구가 통하지 않는, 아니 사실상 직구를 던지지 못하는 오승환을 보며 울컥했던 삼성 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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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9회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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