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언정 무너지지 않았다' 1회 4실점에도 QS, 최고 외인 위엄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7.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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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2)가 올 시즌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빠르게 극복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팀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폰트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2년차를 맞이하는 폰트는 전반기 18경기에서 124이닝을 던지며 11승 4패 평균자책점 1.96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 동료인 김광현(34)과 더불어 전반기를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감한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18경기 중 무려 15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175에 불과했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77로 압도적이었다. 이 수치는 상대 팀이 이닝당 한 번 출루하기도 힘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후반기 첫 등판은 달랐다. 1회부터 힘겨웠다. 1사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양석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넘겼지만 김재환에게 일격을 당했다. 155km의 빠른 직구가 살짝 높아 실투가 됐다. 김재환은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2실점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허경민의 2루 땅볼을 2루수 김성현이 잡은 뒤 떨어뜨려 송구하지 못했다. 2루수 실책. 그리고 폰트는 박세혁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번에도 153km의 빠른 볼이었다. 이번엔 낮았지만 박세혁이 잘 걷어올렸다. 이렇게 폰트는 1회에만 4실점했다.

하지만 폰트의 실점은 여기서 끝이었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것이 왜 그가 KBO 최고 외인 투수인지를 입증했다.


2회 2사에서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양석환을 뜬공으로 잡아냈고, 3회에도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말 역시 2사에서 2루타를 허용했지만 내야 땅볼로 묶어 실점하지 않았다. 5회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드는 등 힘겨운 투구를 펼쳐나갔음에도 꿋꿋이 버텼다. 폰트의 마지막 이닝인 6회 볼넷과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수비 도움을 받고 탈출했다. 안권수의 내야 안타를 유격수 박성한이 건져 3루로 송구했고, 이를 받은 최정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뛰는 안재석을 보고 포수 이재원에게 송구했다. 안재석은 태그 아웃. 이렇게 폰트는 1회 4실점을 하고도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완성했다.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추격전을 펼친 끝에 폰트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2회 전의산, 4회 김강민의 솔로포로 2-4로 추격했고, 5회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추신수 볼넷에 이어 최지훈이 적시 3루타로 한 점 더 따라잡았고, 최정의 사구와 도루로 만든 2사 2, 3루에서 박성한이 2타점 적시타로 5-4 역전을 만들어냈다.

폰트가 내려간 뒤 김택형(1이닝 무실점), 노경은(1이닝 무실점), 서진용(1이닝 무실점) 등 불펜이 1점의 리드를 잘 지켜 승리하면서 폰트는 시즌 12승(4패)째를 거두고 케이시 켈리(33·LG)와 더불어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사실 폰트가 등판하는 날 비로 경기가 취소돼 미뤄진 상황이 많았다. 앞서 세 번이나 있었다. 이날 경기까지 4번째였다.

6월로 되돌아가보자. 폰트는 6월 23일 두산과의 홈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다음날 NC와의 경기에 등판해 7이닝 1자책점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이어 6월 30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도 취소돼 다음날인 7월 1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등판해야 했다. 결과는 6이닝 4자책점을 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팀은 7-6으로 이겼다.

7월에도 이어졌다. 폰트는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결국 폰트의 등판은 하루 미뤄졌고, 14일 키움전에서 등판해 8이닝 1자책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았다. 그리고 이날이다. 당초 23일 등판 예정이었으나 장맛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23일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우천 취소가 되면 선발 투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본인만의 루틴이 깨지기도 한다. 그런데 폰트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말대로 폰트는 제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고, 등판 날짜가 바뀐 날 흔들림 없이 3승을 쌓았다. 팀도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필요 없이 4번 모두 이겼다. 팀, 폰트 모두 해피엔딩이다.

이날 경기를 더해 폰트의 성적을 보면 WHIP(0.81), 피안타율(0.181) 1위, 최다이닝(130이닝)과 다승(12승) 2위, 평균자책점(2.01) 및 탈삼진 3위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선수이자 최고투수라는 입지를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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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왼쪽)가 한유섬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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