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속였다" 생각지도 못한 배신→실패 인정했던 사령탑 극찬

포항=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7.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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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사령탑은 "벤치를 속였다"고 말했다. 극찬의 표현이었다.

한화 이글스 32세 베테랑 장민재의 이야기다. 장민재는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시작했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외국인 원투 펀치가 이탈하자 대체 선발로 팀에 합류, 현재까지 든든하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올 시즌 그는 21경기에 나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67을 마크하고 있다. 총 76이닝 동안 74피안타(8피홈런) 22볼넷 47탈삼진 33실점(31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6, 피안타율 0.261을 기록 중이다.

과거 한동안 그를 계속 불펜으로 기용했던 사령탑이 사과했을 정도였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5월 "지난해 제가 실수를 범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다. 장민재를 좀더 (선발로) 일찍 기용하지 않은 게 제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용병술 실패를 인정한, 사령탑의 대단히 이례적인 사과였다.

수베로 감독은 27일 포항 삼성전을 앞두고 장민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6일 장민재는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올 시즌 그의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투구였다.


수베로 감독은 "라미레즈와 페냐가 합류한 뒤 그 선수들이 보여주는 좋은 모습들이 투수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야구는 팀 내부에서 전염성이 강한 스포츠다. 타격뿐만 아니라 투수 쪽도 그렇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어 장민재에 대해 "매우 좋은 퍼포먼스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상대하는 팀들에 따라 투구 패턴을 다르게 가져가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타선도 속이고, 우리 벤치도 속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벤치를 속였다'는 표현. 어떤 의미였을까. 수베로 감독은 "계속해서 잘 던졌기에 속였다고 표현했다. 사실 경기 전 대략전인 게임 플랜을 짜는데, 장민재가 7회까지 막아줄 거라는 계산을 하지 못했다"면서 "낮은 제구가 참 좋았다. 비록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삼성의) 상위 타순이 들어서는 7회에 믿고 올릴 정도로 굉장히 잘했다. 저희 계산과 달랐다는 의미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기분 좋은 배신이었다.

이제 장민재는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됐다. 4월에는 8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98로 좋았던 장민재. 5월에는 5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5.91, 6월엔 4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12로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7월에는 4경기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가 등판할 때마다 한화 팬들이 안심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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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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