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투어 영상편지 제작, 또 상대팀 레전드 패치 달았다 '1위팀 품격'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8.2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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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왼쪽)와 SSG 추신수가 이대호의 은퇴투어 후 포옹하고 있다.
한국 최고 타자의 은퇴 투어날 상대 팀인 SSG 랜더스의 품격이 돋보였다.

SSG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대호(40·롯데) 은퇴투어를 거행했다.


경기 전 3루 게이트 앞에서 이대호의 사인회가 열렸다. 롯데와 SSG 팬 100명과 만나 친절하게 사인을 해줬다. 사비로 제작한 모자에 정성들여 사인을 해 선물했다.

사인회가 끝나고 경기장으로 돌아온 이대호를 맞이한 건 '절친' 추신수(40·SSG)의 간식차였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부산 수영초등학교에서 함께 야구를 시작한 '죽마고우'다. 간식차는 이대호와 추신수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만났을 때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고, '대호야, 니랑 야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두 선수는 뜨거운 포옹과 함께 인사를 나눴다.

이날 SSG 구단은 이대호에게 3가지 특별 선물을 안겼다. '조선의 4번 타자'라는 이대호의 별명에 착안해 조선의 마패를 제작해 전달했다. 아울러 데뷔 첫 홈런을 인천에서 기록한 이대호에게 프로데뷔 첫 홈런 기념구를 만들어 증정했다. 기념구에 당시 이대호의 등번호인 49번과 롯데 구단 엠블럼을 새겨졌다. 또 선수들의 사인볼로 이대호의 등번호인 '10번'을 그려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민경삼 SSG 야구단 대표이사가 마패를, 김원형 SSG 감독이 프로 데뷔 첫 홈런 기념구를, 추신수가 사인볼 액자를 전달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잠실(두산)-광주(KIA)-창원(NC)에서의 은퇴투어를 봤을 땐 사인회, 선물 증정식, 단체사진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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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가 28일 은퇴투어 중 SSG 선수단 영상편지를 보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SSG는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했다. 바로 선수단 영상 편지다. 사실 SSG 선수들은 며칠 전부터 훈련 전에 카메라 앞에 섰다.이대호(40·롯데) 은퇴투어 때 상영될 영상편지를 찍기 위해서다.

등장하는 선수 순서에도 SSG 구단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경남고등학교 후배들이 줄지어 나왔다. 주장 한유섬을 필두로 전의산, 서진용, 최민준까지 4명의 선수가 등장했다. 이어 최정이 나섰다. 그리고 롯데 전 사령탑을 지냈던 조원우 코치도 영상편지를 남겼다. 이대호와 나란히 대표팀과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김광현도 고생했다는 말을 남겼다.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선수는 친구 추신수였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하면서 네가 훌륭하고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며 경의를 표했다.

SSG의 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날 SSG 선수들은 모자에 이대호 사진과 함께 'good bye BigBoy'라는 글자가 새겨진 스페셜 패치를 부착한 채 경기에 나섰다.

SSG는 지난해 5월 김태균 은퇴식 때도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표한 바 있다. 당시 SSG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 소매에 52번 숫자가 새겨진 패치를 부착하고 뛰었다. 주장 이재원을 비롯해 추신수, 김강민, 최정, 김성현 등 고참 중심으로 선수들이 김태균의 등번호 52번 패치를 달고 싶다는 의견을 모아 프런트에 전달해 이뤄졌다. 올해도 리그 1위팀에 걸맞은 품격을 보여줬다.

경기 중에는 김광현이 1회초 이대호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마운드 위에서 모자를 벗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존경을 표했다. 이대호는 헬멧을 벗고 화답했다.

이대호는 "김광현도 메이저리그에 다녀왔다. 내가 은퇴하는 것을 많이 아쉬워한다"며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춰준 김광현에게 너무 고맙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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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발투수 김광현(오른쪽)이 28일 인천 롯데전 1회초 타석에 선 롯데 이대호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대호고 헬멧을 벗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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