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년만 BBBBBB→8월 단 1승으로 마감... '김광현 우울한 하루' [★인천]

SSG 김광현이 28일 인천 롯데전 3회초를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4)이 악전고투를 펼쳤지만 우울한 하루로 막을 내렸다. 8월 단 1승으로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분투했다. 볼넷 6개를 내줄만큼 제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야수들의 도움과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평균자책점 1.93에서 1.85로 끌어내렸다. 결과는 새드엔딩이었다.


1회가 가장 큰 고비였다. 리드오프로 나선 정훈에게 초구에 우전안타를 내준 김광현은 신용수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무사 1 ,2루에서 전준우를 삼진, 이대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각각 잡아내 실점없이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한동희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정보근에게 볼넷을 내줬다. 희생번트로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정훈, 신용수를 각각 삼진과 내야 땅볼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도 출루는 이어졌다. 1사에서 이대호, 안치홍에게 안타,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들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4회 또다시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삼진과 더블플레이로 막아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선두타자 악몽이었다. 김광현은 5회에도 선두타자 신용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제구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듯 했다. 이번에도 병살타와 삼진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초에는 야수 도움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선두타자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냈는데, 도루까지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2루 위기에서 한동희가 받아친 타구가 2루수쪽으로 빠르게 굴렀다. SSG 2루수 김성현이 포구해 곧바로 3루를 선택했다. 정확한 송구에 아웃됐는데, 롯데측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황성빈의 2루 땅볼 때 선행주자를 잡아낸 김광현은 정보근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줬다. 좌익수 후안 라가레스가 포구에 실패해 공이 살짝 흘렀고, 이틈을 타 1루주자 황성빈이 3루까지 내달렸다. 백업 플레이에 나섰던 SSG 중견수 최지훈이 황급히 공을 집어들어 홈으로 던졌고, 딱히 받을 사람이 없자 마운드 위에 있던 김광현은 급히 달려가 공을 잡았다. 그러나 공으르 잡으면서 다리 경련이 일어났다. 결국 김광현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큰 부상이 아닌 듯 김광현의 표정은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였다. 김광현은 김택형과 교체됐다. 김택형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대타로 나선 지시환을 3루 땅볼로 잡아내 김광현의 실점은 1점에서 그쳤다.

SSG 관계자는 김광현의 부상 정도에 대해 "김광현이 일시적으로 오른쪽 종아리 부분에 쥐가 나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광현은 속구 최고구속이 시속 151㎞, 슬라이더도 141㎞까지 나왔다. 하지만 슬라이더의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16개)보다 볼(17개)이 많았다. 한 경기 6볼넷은 무려 8년만이다. 2014년 4월 10일 잠실 두산전(6볼넷) 이후 3062일만이다.

제구 난조에 부상까지 당한 김광현은 승리까지 안지 못했다. 김택형이 7회초 이대호에게 2점 홈런을 맞아 2-3으로 역전당한 탓에 김광현의 승리요건은 날아갔다. 타선은 따라붙지 못했고, 8회 추가 실점하며 2-4로 졌다.

김광현의 8월 성적을 보면 승운이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 3일 키움전 6이닝 2실점 패전, 10일 KT전 5이닝 2실점 승리, 17일 KIA전 7이닝 3실점 노디시전, 23일 삼성전 5이닝 1실점 노디시전. 잘 던지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위안삼아야 할 뿐이다.

6회초 2사 1루에서 롯데 정보근의 안타 때 홈 송구를 처리한 SSG 김광현이 다리의 고통을 호소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