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탈 후 1승 3패' 4번 타자 공백 이렇게 크다... 3위 싸움 이대로 끝나나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9.1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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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있을 때는 몰랐다가 없으니 그 사람의 빈 자리가 커 보인다는 말이다. 박병호(36·KT)가 딱 그렇다.

KT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간 14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KT는 2연패에 빠졌다. 3위 키움이 롯데에 2-4로 패해 1.5경기차는 유지됐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 공백에 대해 "방망이만 문제가 아니다"라며 "박병호가 빠지면서 수비 공백도 커졌다. 박병호는 워낙 1루 수비를 잘하는 선수이지 않나. 수비에서 투수들의 신뢰도 컸다. 다른 사람이 빠진 것보다 박병호가 없는 게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속상함을 전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20경기서 타율 0.273과 함께 33홈런 93타점을 올리며 홈런 레이스를 이끌고 있었다. 여기에 1루 수비도 안정감을 뽐내는 선수였다.

그런 박병호가 부상을 당하면서 KT로서는 한 명 이상의 공백을 체감하고 있다.


이날 경기서도 박병호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KT는 0-0으로 맞선 5회말 2실점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비 실책이 나왔다.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윤석의 실책이 실점 빌미가 됐다. KT 선발 소형준은 1사 1, 2루에서 서건창을 상대로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1루수 쪽으로 바운드된 타구를 오윤석은 잡아내지 못했고, 만루가 됐다.

여기서 소형준은 대타 문성주를 땅볼로 유도해 홈에서 포스아웃시켜 2아웃을 만들었지만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박해민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타선은 6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산발적이었을뿐,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0-2 패배를 당했다.

박병호의 한 방 그리고 수비가 또 한 번 생각나는 경기였다.

박병호는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회 좌중간 안타를 친 뒤 2루로 쇄도하다 발목을 접질렀다. 병원 검진 결과 오른 발목 앞뒤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해 현재 부기가 빠지길 기다리는 중이다. 이강철 감독은 "내가 병호에게 차라리 아웃되지 그랬냐라고 했을 정도다"라며 "박병호가 죄송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고 착잡함을 전했다.

올 시즌 KT는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주축 타자 강백호가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잇달아 부상을 당해 교체했다.

위기의 팀을 구한 건 박병호였다. KT 이적 첫 시즌을 치르는 박병호는 5월에만 11홈런을 치는 등 일찍부터 페이스를 끌어 올려 팀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4월 한때 10위까지 떨어지는 등 하위권에 머물던 KT는 점차 힘을 내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강백호가 돌아왔지만 이번엔 박병호가 자리를 비우게 됐다. KT에겐 대형 악재다. 박병호가 빠진 4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 중이다. 남은 시간 동안 박병호의 공백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내 복귀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며 "부기가 빠지고 발에 힘이 들어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면 재활 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 이후 수술해도 3개월 정도 재활 뒤 100% 몸상태로 새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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