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에서 지명할당된 마이클 체이비스. /AFPBBNews=뉴스1 |
피츠버그는 이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안두하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1루수를 주로 맡던 내야수 마이클 체이비스(27)를 지명할당한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유망주가 안두하의 유탄에 맞은 셈이 됐다.
미국 조지아주 출신인 체이비스는 고교 3학년 시절 28경기에서 타율 0.580, 18홈런 37타점, 21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5툴 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97이었다.
고교야구 전국구 스타로 주목을 받은 체이비스는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6번)에서 보스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계약금은 187만 500달러(약 26억 9108만원). 보스턴이 그에게 거는 기대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체이비스는 그 해 95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54, 18홈런 58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OPS도 0.766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는 42경기 타율 0.212, 5홈런 19타점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OPS도 0.636으로 추락했다. 메이저리그 2년차(소포모어) 징크스로 불릴 만한 성적이었다.
2021시즌 중반까지도 체이비스는 31경기 타율 0.190, 2홈런 6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자 보스턴은 7월 말 미련 없이 그를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했다. 이적 후에는 12경기 타율 0.357,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기대를 받으며 주전 내야수로 129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229, 14홈런 49타점에 머물렀다. OPS도 0.654로 부진했다. 메이저리그 1라운드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피츠버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1라운드 출신보다 양키스가 버린 '퇴물 거포' 안두하를 택했다.
피츠버그로 이적한 미겔 안두하가 28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 7회 3타점 2루타를 때리고 있다. |
하지만 2019년부터 잦은 부상 탓으로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성적도 급강하했다. 2019년 단 12경기에서 타율 0.128, 1타점에 그친 그는 다음해인 2020시즌에도 21경기만 뛰며 타율 0.242, 1홈런 5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양키스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안두하는 결국 올해도 트리플 A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9, 1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2019년 이후 4시즌 동안 추가한 홈런은 고작 8개뿐이다.
스스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돌파구를 찾으려던 안두하는 결국 자신의 뜻대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돼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27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치른 이적 후 첫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뒤 28일에도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피츠버그는 1-1로 맞선 7회 안두하의 결승 3타점 2루타에 힘입어 신시내티를 4-1로 제압했다. 새로 둥지를 튼 곳에서 일단 출발은 좋은 편이다.
반면 안두하의 유탄을 맞은 체이비스는 당분간 새 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 정규시즌이 몇 게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프시즌에 새로운 팀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