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의 괴물같은 회복력→연타석 대타홈런 '이런 존재감이 다 있다'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0.1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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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가 8회말 2사 1루에서 투런포를 치고 있다.
괴물 같은 회복력으로 돌아온 '4번 타자' 박병호가 2022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KT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위 자리를 사수한 KT는 11일 LG를 꺾으면 준플레이오프 직행이 확정된다.


KT는 이날 승부가 중요했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한다면 3위가 아닌 4위로 포스트시즌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다면 하루 더 3위 승부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1회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4회말 장성우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단번에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렇게 끝나는 듯 싶었으나 KT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8회초 김민수가 선두타자 최승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2루 도루까지 내줬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정범모에게 적시타를 헌납해 3-2로 쫓기게 됐다. 다행히 8회 2아웃에서 올라온 김재윤이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1점차의 아슬아슬한 승부. 이강철 감독은 8회말에 승부수를 띄웠다. 2사에서 장성우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황재균 타석 때 박병호를 대타로 내보냈다.

박병호는 지난달 10일 키움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지만, 괴물 같은 회복력을 보이며 한 달도 되지 않아 복귀했다. 3군데 병원에서 모두 수술 소견을 받았는데도 재활을 선택했고, 놀라운 회복 속도를 보인 끝에 돌아왔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병호는 8일 대타로 나서 스리런 홈런을 쳤다.

이날도 박병호는 이틀 전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초구 볼을 지켜본 뒤 송명기의 2구째 142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좌중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2연타석 대타 홈런이다. 시즌 35호 홈런과 더불어 2018년 112타점 이후 4년 만에 100타점 고지까지 단 2타점 만을 남겨두게 됐다.

박병호는 "주루와 수비하는게 문제인데, 이것만 빼면 타격 하는 것은 괜찮다"면서 "대타 홈런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무래도 대타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가장 많이 신경썼다. 그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 역시 "박병호가 박병호다운 홈런으로 경기를 결정지었다"고 흡족해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여전히 부상을 당했을 때를 돌아보면 팀에 미안함만 든다. 그는 "내 실수로 인해 큰 부상을 당했고, 팀이 정말 중요한 시기에 빠진다는게 미안했다. 사실 부상 정도는 좋지 않았다. 심각한 상태였다. 검사받은 세 군데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재활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원정도 동행하고 싶었고, 홈 경기 때도 나왔다. 선수들과 떨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하는게 낫다고 싶었다. 구단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해주시기로 했기 때문에 정말 재활을 열심히 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3년 30억원 FA 계약을 맺고 KT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에이징 커브 논란을 불식하듯 홈런왕 타이틀을 탈환했다. '믿음'이라는 단어 하나의 의미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 예가 됐다.

박병호 역시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야구를 하자'는 마음을 가졌다. 이 생각이 시즌 마지막까지 잘 유지가 돼서 좋았다. 다시 30홈런을 친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팀의 믿음에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해낸 거 같아서 기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와일드카드가 될지, 준플레이오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KT는 가을야구 진출에 나선다.

박병호는 "올 시즌 감독님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달려온 1년이었다. 이제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는데, 지면 떨어진다는 마음으로 내일(11일)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언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준비를 잘해서 집중력있게 마지막 경기 타석에 임하겠다"며 "서로 의지하면서 응원하면서 가을야구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병호는 올해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재검사를 받고 다시 수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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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왼쪽)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박병호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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