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팬심' 다 잡은 수원FC, 이승우가 그 중심에 있었다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0.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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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팬분들이 수원FC 경기를 재미있게 보시고 즐거워하시는 걸 봤을 때, 그래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쓰라린 패배로 마쳤지만, 한 시즌을 돌아본 김도균(45) 수원FC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2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1 최종전 패배 직후다. 수원FC는 비록 목표로 했던 6강(파이널 A그룹·1~6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하고 파이널 B그룹 최고 순위(7위)로 시즌을 마쳤다.


승격 첫해 5위 돌풍에 이어 이번엔7위. 내로라하는 명문팀들이 강등 위기에 몰려 허덕일 때, 승격 2년차 수원FC는 당당히 K리그1 중위권에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마지막에 하위 스플릿(파이널 B그룹·7~12위)으로 떨어졌고,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오르막, 내리막이 공존했던 시즌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저는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2년 연속 1부리그에 남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특히 만족감을 드러낸 건 38경기에서 무려 56골이나 넣은 득점력, 이에 따른 팬들의 즐거움이었다. 56골은 아직 최종전을 남겨둔 '챔피언' 울산현대와 리그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하위 성남FC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점(63실점) 탓에 리그 순위가 뒷받침되진 못했어도, 적어도 많은 골을 넣으며 팬들을 위한 축구를 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더구나 56골 중 무려 40골은 안방인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터졌다. 홈에서 무득점 경기를 치른 건 20경기 중 겨우 3경기뿐. 적어도 홈팬들 앞에서는 많은 골이 터지는 경기를 보여줬고, 승격 2년차에도 안정적으로 잔류에도 성공한 셈이다. 김 감독이 "어쨌든 득점면에서는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며 "그래도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웃어 보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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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처럼 '보는 맛'이 있었던 수원FC의 중심엔 단연 이승우(24)가 있었다. 이번 시즌 무려 14골 3도움. 팀 내에서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 선수이자 어시스트도 3번째로 많았다. K리그 입성 첫해 득점왕에 도전할 정도로 눈부셨던 그의 활약은 수원FC의 무서웠던 화력의 중심이자, 팬들의 발걸음을 수원종합운동장으로 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몸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등 K리그 적응에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3월 대구FC전에서 마수걸이골을 터뜨리면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5~6월에 걸쳐서는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내내 꾸준하게 출전했고 그만큼 공격 포인트도 쌓았다. 대표팀 복귀설이 시즌 내내 제기됐던 건 그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는 의미였다.

특히 이승우 역시 홈에서 특히 강했다. 14골 중 11골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터뜨렸을 정도다. 여기에 단순히 골이 전부가 아니라 흥겨운 '댄스 세리머니'로 볼거리를 더했다. 그동안 K리그 선수들 사이에선 쉽게 보기 어려운 파격 세리머니는 일반 팬들에게도 많은 화제가 됐다. 수원FC, 나아가 K리그 흥행에도 분명한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팬들에겐 자신의 유니폼이나 축구화 등을 선물하는 등 확실한 팬 서비스까지 더했다.

골이 많이 나왔던 공격축구,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이승우의 존재 덕분에 수원FC는 이번 시즌 홈 20경기에서 6만 3244명, 경기당 평균 3162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K리그1 8위이자, 시·도민구단 중에선 대구FC와 인천유나이티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관중 수다. 지난 시즌 K리그1 평균 관중수 최하위가 다름 아닌 수원FC였다는 점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기록이다.

김도균 감독은 "이승우가 많은 역할도 해줬고 득점도 만들어냈다. 이승우가 영입된 뒤 팬들의 숫자도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는 팬들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승패에 연연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즐거운 축구,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내년에는 공격 패턴을 더욱 속도감 있게, 세밀하게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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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FC서울전을 마친 뒤 홈 팬들에게 축구화를 선물해주고 있는 이승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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