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2명 FA 이적→무주공산 삼성 내야 사령관, 슈퍼루키에게 달렸다

삼성 내야수 이재현.

박진만호로 새출발하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숙제가 있다. 바로 주전 유격수 찾기다. 슈퍼루키의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유격수 자원 김상수(32·KT)와 오선진(33·한화)이 각각 팀을 떠났다. 이들은 모두 베테랑으로서 내야의 중심을 잡아줬지만 이제는 아니다.


새 주인, 새 얼굴을 찾아야 한다. 이들의 뒤를 이을 베테랑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올 시즌 삼성 내야에는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없었다.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가 슈퍼루키 이재현(19)이다. 380⅓이닝을 소화했다. 그 뒤를 이어 김상수(326⅓이닝), 이해승(245⅓이닝), 오선진(176⅓이닝), 김지찬(99이닝), 강한울(42⅔닝)이 나섰다.

다른 팀 주전 유격수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를 알 수 있다. SSG 유격수 박성한은 1176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LG 유격수 오지환은 1167이닝, KIA 박찬호 1103⅓이닝, KT 심우준 1048⅓이닝 등 1000이닝이 넘는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이재현은 이들의 대략 1/3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올 시즌 후 이들 중 김상수와 오선진은 팀을 옮겼고, 이해승은 상무에 최종 합격했다. 그야말로 유격수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내야 사령관 찾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 시점에선 이재현에게 가장 이목이 집중된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데뷔 첫해 11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일단 경험치를 쌓았다. 올 시즌보다 향상된 수비를 보여준다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 타율은 2할 초반대(0.235)를 기록했으나 홈런을 7개나 때려낼 정도로 장타력을 가지고 있다.

이재현의 입단 동기인 김영웅(19)도 경쟁자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유격수로 1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은 하나뿐이었다. 나름대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또 다른 잠재적 후보엔 김지찬(21)과 강한울(31)이 있다. 특히 강한울은 2루와 3루는 물론 유격수까지 소화 가능하다. 올 시즌만 보면 김지찬은 2루수(734⅓이닝), 강한울은 3루수(336⅓이닝) 자리에 익숙하다. 때문에 이재현과 김영웅이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팬들의 이목은 내년 시즌 삼성 유격수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새 사령탑엔 박진만 감독이 올랐다. 선수시절 국민 유격수로 불릴 정도로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한 그다. 당연히 유격수에 대한 평가는 엄격할 터.

삼성은 유일하게 마무리캠프를 해외에서 진행했는데, 저연차 선수들 위주로 명단이 구성됐다. 당연히 이재현, 김영웅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일부터 23박 24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근력 및 체력 보강, 기본기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 감독 지휘 아래 이재현과 김영웅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캠프가 끝난 뒤 "저연차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이번 캠프에서는 선수들의 기본기 및 체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다. 강도 높은 훈련을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따라줬고 움직임과 기술이 좋아진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이번 마무리 캠프를 통해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일단 이재현은 입단 첫 해 어느 정도 기대를 보였다. 내년 시즌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면 된다. 결코 순탄하지는 않을 터. 과연 이재현이 고난의 시간을 극복하고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로 이적한 김상수, 한화로 이적한 오선진(오른쪽)./사진=KT, 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