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6실점 강판' 체코 에르콜리, 알고보니 체코야구협회 직원이었다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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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선발 에르콜리가 12일 한국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코 선발 루카스 에르콜리가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그러나 강판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는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 자체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에르콜리는 12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 야구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3차전에 선발 등판, 1⅓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볼넷 6실점을 기록한 뒤 2회 투구 도중 강판됐다. 총 투구 수는 56개였다.


'야구 변방' 체코는 분명 우승권과 거리가 먼 팀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른바 '투잡'을 뛰고 있을 정도로 전업 선수가 거의 없다.

체코의 주축 투수인 마틴 슈나이더는 소방관, 아르노스트 두보비는 고등학교 교사다. 페트르 지마는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파벨 하딤 체코 감독도 신경과 의사가 본업이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에르콜리는 체코야구협회 홍보·마케팅 담당 직원이었다.

에르콜리는 1회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한 뒤 체코 우익수 멘시크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3루까지 갔다. 김하성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이정후가 중전 적시타, 박병호가 우전 안타, 강백호가 좌중간 적시타를 각각 치며 2-0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에르콜리는 최정을 삼진 처리했으나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해서 에드먼이 유격수 멘시크 맞고 굴절되는 타구를 만들어냈고, 이 사이 강백호와 양의지가 득점을 올렸다. 결국 1회에만 5실점을 마크한 에르콜리였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박병호와 강백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체코는 투수를 바르토로 교체했다. 그가 마운드를 내려오자 3루 쪽에 자리한 체코 팬들이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비록 많은 실점은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그저 세계적인 대회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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