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한국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이 13일(한국시간)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
결과론이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 한국계 메이저리그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28·시애틀)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브라이언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있는 시애틀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WBC 한국대표팀 출전과 관련해 한국프로야구(KBO) 측으로부터 단 한 번밖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면 어머니가 참 기뻐하셨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머니와 함께 한국 대표팀에 뽑혀 WBC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한동안 즐거운 상상을 했었다"며 "3년 뒤 열리는 2026 WBC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꼭 한국 대표팀 멤버로 참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주 출신의 우완 정통파 투수인 오브라이언은 아이다호 대학 시절인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229번)에서 탬파베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로 이적한 뒤 2021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에게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아달라고 하자 "남들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하는데 나는 다르다"며 "아마추어 시절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을지 몰랐다. 기대를 안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내 이름이 호명됐을 때 정말이지 너무 기쁘고 감격했었다"고 미소 지었다.
오브라이언은 지명 순위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그 달콤함 또한 오래가진 못했다. 그는 빅리그 데뷔 후 주로 트리플 A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통산 2경기(2021, 2022년 각 1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투구에 1패, 평균자책점 7.71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시애틀로 이적한 뒤 시즌이 끝나고는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서도 밀려났다. 현재는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투구하는 오브라이언. /사진=시애틀 구단 홍보팀 제공 |
하지만 올 스프링캠프에선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13일 현재 올 스프링캠프 5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고 3세이브를 올렸다. 삼진은 7개나 솎아낼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스프링캠프에서 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며 제구력을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복귀하거나 하는 등의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 공을 잘 던질 수만 있다면 좋은 성적과 이에 상응하는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꿈이 있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즐기고 도전하라"는 조언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