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광속구+환상 기습 번트까지!' 오타니 4⅔이닝 2사구 2실점 '투수로는 여기까지'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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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이탈리아와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쿄(일본)=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쾌투를 펼치다가 4회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래도 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 오타니였다. 속구 최고 구속은 164㎞를 찍었다. 심지어 타석에서는 환상적인 기습번트까지 성공시키며 도쿄돔을 열광케 했다.

오타니는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21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2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71개였다.


이날 경기가 이번 WBC 대회서 오타니가 투수로 나서는 마지막 무대였다. 오타니는 이제 일본이 4강이나 결승 무대에 진출하더라도 투수가 아닌 타자로만 나설 예정이다. 앞서 오타니의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필 네빈 감독은 "오타니가 WBC 8강전에 선발로 나선다"면서 "4강전 이후 등판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채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였다. 살 프렐릭(좌익수)-니키 로페즈(유격수)-도미니크 플레처(우익수)-브렛 설리반(포수)-니 파스콴티노(1루수)-마일스 매스트로보니(2루수)--비토 프리시아(지명타자)-벤 데루지오(중견수)-데이비드 플레처(3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상대했다.

1회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프렐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로페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어 플레처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설리번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1회를 마쳤다.


2회 오타니는 광속구를 던졌다. 선두타자 파스콴티노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5구째를 뿌렸는데 전광판에 164㎞가 찍힌 것. 이에 도쿄돔에 모인 일본 관중들이 탄성을 내지르며 열광했다. 결국 파스콴티노는 헛스윙 삼진 아웃. 이어 매스트로보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프리시아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여전히 0-0으로 맞선 가운데, 3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이번에도 완벽했다. 공을 단 6개밖에 뿌리지 않은 채 삼자 범퇴 처리했다. 데루지오 유격수 땅볼, 플레처 3루 땅볼, 프렐릭 2루 땅볼. 모두 내야 땅볼이었다.

타자로도 맹활약했다. 3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1회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오타니 시프트에 걸리는 순간이었다. 이어 3회에는 1사 1루서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3루 방면으로 환상적인 기습 번트를 성공시켰다. 도쿄돔을 또 한 번 열광하게 만든 순간. 이후 오타니는 오카모토의 스리런포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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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16일 이탈리아전에서 3회 기습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회까지 투구 수는 31개. 4회 이탈리아가 처음으로 2루를 밟았다. 선두타자 로페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플레처과 설리번을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후속 파스콴티노에게 볼넷을 내준 오타니. 2사 1,2루 위기.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매스트로보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시켰다.

그러나 오타니는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타자 프리시아를 2루 땅볼 아웃시킨 뒤 후속 데루지오를 상대로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뿌린 것. 이어 9번 플레처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 프렐릭은 중견수 플라이 아웃. 로페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린 오타니. 여기서 3번 도미니크 플레처가 오타니의 가운데로 몰린 공을 잘 받아치며 2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터트렸다. 점수는 4-0에서 4-2가 됐다. 결국 오타니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이토 히로미에게 마운드를 넘긴 오타니는 일본 팬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이번 대회 투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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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16일 이탈리아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일본은 WBC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일본은 2006 초대 대회와 2009년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3 대회(도미니카공화국 우승)와 2017 대회(미국 우승)에서는 모두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미 일본은 도쿄 라운드에서 4연승을 질주하며 1위로 8강에 올랐다. 특히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로 맹활약했다. 중국과 1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출격해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당시 속구 최고 구속은 161㎞까지 나왔다. 또 타자로도 4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3경기에서는 타자로 계속 출전했다. 이번 대회 4경기서 12타수 6안타(타율 0.500), 1홈런 8타점 5득점 7볼넷 1도루의 성적을 썼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684에 달했다. 한국전에서도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삼진과 함께 2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결국 이런 맹활약에 힘입어 도쿄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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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타니 쇼헤이의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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