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후보 두산-한화, '152억' 양의지-'90억' 채은성의 남다른 사명감

한남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3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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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왼쪽부터)와 한화 채은성이 30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OSEN
[한남동=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7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다가 9위로 추락한 두산 베어스. 그리고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 이글스. 반등을 노리는 두 구단은 각각 6년 152억 원, 90억 원을 투자했다. 양의지(36·두산)와 채은성(33·한화)의 어깨가 무겁다.

30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 양의지와 채은성은 양 팀의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지난해 순위에 따라 앞줄부터 자리가 마련됐다. 두 이적생은 익숙했던 앞자리가 아닌 낯선 뒷줄에서 미디어데이를 지켜봐야 했다.

두산에서 성장해 두 차례나 우승을 경험한 양의지는 2019년 자유계약선수(FA)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4년을 보낸 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 사이 잘 나가던 두산은 날개를 잃고 추락했고 '왕조'의 부활이라는 특명을 받고 거액에 친정팀의 부름에 응답했다.

양의지의 합류에도 두산은 올 시즌 예전과 같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가을야구에서 만날 것 같은 두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두산을 선택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도 "냉정한 평가에 감사드린다"며 씁쓸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양의지의 어깨가 무겁다.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 뒤 만난 그는 "평가는 받아들여야 하고 선수들이 그걸 뒤집을 수 있게 야구장에서 결과로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며 "개인마다 가을야구 실패에 대한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있다. 준비를 많이 하더라. 나 또한 새로 왔기에 열심히 해서 좋은 순위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산 선수들은 하나 같이 반등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핵심적인 이유로 양의지를 꼽는다. 양의지는 "나도 (나)성범이가 나갔을 땐 자신감이 떨어졌고 (손)아섭이와 (박)건우가 왔을 땐 힘을 얻어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했다"며 "(두산이) 9등을 했지만 나로 인해 팀이 바뀔 수 있게 노력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분위기를 바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감독님과 나같이 새로운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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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장 허경민(왼쪽부터), 이승엽 감독과 함께 참석한 양의지. /사진=뉴스1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우승팀에 온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아래에 한 팀밖에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물론 개인적으론 부담도 있다. 4년 동안 다른 곳에서 힘쓰고 와서 여기선 못한다고 욕을 많이 먹을 수도 있다. 경기에 최대한 많이 나가고 어린 친구들을 도와서 팀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9승 3패 1무로 1위에 올랐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이제는 성과를 내야할 때다. 수베로 감독은 "2021년 리빌딩을 시작할 때부터 지킨 철학이 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성장시키자는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은 성장했고 외부 영입을 통해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했다. 작년과 재작년 드래프트를 통해 좋은 선수가 합류했다. 좋은 시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채은성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범경기 좋은 성적에도 여전히 한화는 약체로 분류된다. 채은성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까지 최하위를 했고 나 역시도 상대팀으로 만났을 때 부담이 덜한 팀으로 생각했다"면서도 "그래도 야구는 모른다. 준비는 정말 잘 된 것 같다.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적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수비 안정화 등 자신감을 많이 얻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였다. 채은성은 "시범경기 1위보다는 점수를 내고 수비하는 과정, 실점을 최소화하는 과정 등이 만족스러웠다"며 "1점 승부에서 내가 죽더라도 땅볼 타구를 쳐서 1점을 내는 등 팀플레이로 점수를 내는 과정이 많아서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채은성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기간 동안 '밥 잘 사주는 형'으로 불렸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부족한 경험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노시환과는 웨이트트레이닝 메이트로 지냈고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노시환은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5개)에 오르며 기대를 키웠다.

채은성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원래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라며 "(노)시환이, (정)은원이 등은 경험도 쌓였고 잘할 때도 됐다. 마냥 어리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기에 그런 결과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후배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채은성은 한화가 7년 만에 영입한 외부 FA 영입생이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고 투자를 해준 것이다. 그게 1번"이라며 "내가 잘하고 모범을 보여야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해도 와닿는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후배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알려주고 처지면 끌어가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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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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