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 이름값 제대로 했다, KKKKKKK 완벽투로 프로 첫 승 [잠실 현장]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4.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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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6일 잠실 NC전에서 2회 초를 마친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두산 베어스의 3년 차 신예 투수 김동주(21)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6-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이번 3연전을 2승 1패 우위로 마감했다.


이날 두산은 김동주를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프로 입단 3시즌 만에 처음으로 나서는 선발 경기였다. 김동주는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27)이 스프링캠프 도중 머리에 타구를 맞은 후유증으로 개막전 합류가 불발되면서 빈자리에 투입됐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후보로 주목받은 김동주는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첫 등판인 지난달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3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지만, 28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최종 리허설을 끝냈다.

6일 경기 전 이승엽(47) 두산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5이닝 정도만 완벽하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첫 선발 등판이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선발투수로 던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피칭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주가 호투를 해야 했던 이유는 또 있었다. 전날 선발 최승용이 단 1⅔이닝만을 소화하고 내려가면서 두산은 김명신(2⅓이닝), 이병헌(2이닝), 이형범(⅔이닝), 고봉재(2⅓이닝) 등 투수 소모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오늘은 필승조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잘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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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6일 잠실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됐고, 김동주는 초반부터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1회 초 1번 손아섭과 2번 한석현을 연달아 삼진 처리한 그는 3번 천재환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각이 큰 슬라이더에 NC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헛스윙만 연발했다.

위기도 있었다. 2회 초 박건우와 오영수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후 보내기 번트로 김동주는 1사 2, 3루에 몰렸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김동주는 침착했다. 7번 박세혁을 얕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김주원마저 슬라이더를 통해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동주는 3회 2사 1, 3루 상황을 다시 한번 막아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도 삼진에 이은 도루 저지로 이닝을 마감했다. 꽤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타자들도 동생의 승리를 위해 힘을 냈다. 이틀 동안 4득점에 그쳤던 두산 타선은 2회 양석환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4회 말에는 양석환과 정수빈의 적시타, 그리고 상대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한꺼번에 4득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잘 던지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김동주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아웃을 먼저 잡아낸 그는 오영수를 볼넷, 박석민을 중전안타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대타 안중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퀄리티스타트까지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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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6일 잠실 NC전에서 6회 초 투구를 마친 뒤 미소를 보이고 있다.
92구를 던진 김동주는 7회 최지강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는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41km에 무브먼트까지 동반한 슬라이더, 그리고 시속 150km까지 나온 패스트볼로 NC 타선을 요리했다.

두산에는 팀 역사상 2명의 '김동주'가 있다. 배명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8년 두산의 전신인 OB에 입단한 '두목곰' 김동주(47)는 팀의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통산 16시즌 동안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의 성적을 거둔 그는 2000년대 두산의 중흥기에 맹활약을 펼쳤다.

'두목곰'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7년 뒤에 두산에 입단한 '투수' 김동주는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많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의 호투가 어쩌면 두산에 있어 '김동주 2기'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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