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만큼 기쁜 20대 '우완 정통파' 동반 활약... '이승엽호' 함박웃음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4.0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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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왼쪽)와 곽빈.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국민타자' 휘하에서 '에이스' 후보가 탄생할까. 두산 베어스가 젊은 우완 선발투수들의 활약 속에 이승엽(47)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두산은 6일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6-2 승리를 거뒀다.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한 두산은 올 시즌 첫 우세 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 김동주(21)였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27)이 스프링캠프 도중 머리에 타구를 맞은 후유증으로 개막전 합류가 불발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긴 두산은 김동주를 대체자원으로 낙점했다.

2021년 입단 후 처음으로 1군에서 선발 등판에 나선 김동주는 첫 경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투를 펼쳤다. 1회 시작과 함께 삼진 두 개를 가볍게 잡아낸 그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했다. 2회 무사 1, 2루라는 최대의 고비를 넘긴 김동주는 이후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6회까지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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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6일 잠실 NC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후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한 김동주는 타선의 도움 속에 선발승을 따냈다.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와 선발승을 모두 따낸 것은 두산 역사상 1994년 홍우태 이후 무려 29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이에 앞서 시리즈 첫날인 4일 게임에서는 곽빈(24)이 쾌투를 펼치며 전망을 밝게 했다. 시즌 첫 등판에 나선 그는 7회까지 NC 타선을 단 2안타로 막으면서 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실점은 한 점도 하지 않았다. 비록 그가 내려간 뒤에야 타선이 점수를 내며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투구였다.

이 감독 역시 등판 다음날 "'나는 곽빈이다' 이런 느낌이 들도록 훌륭한 피칭을 했다. 옆에서 보더라도 안정감이 있고, 약간 높은 스트라이크에 타자들이 전혀 대응이 안 된다"면서 "굉장히 완벽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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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4일 잠실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곽빈은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는 평가다. 그동안 곽빈은 시속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했지만 그만큼 볼넷도 많은 선수였다. 그러나 2021년 98⅔이닝 동안 79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그는 지난해 147⅔이닝을 던지면서 4구가 오히려 60개로 줄었다. 스텝업을 했다는 평가 속에 그는 올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여기에 이제는 김동주라는 신예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2군에서 18경기에 등판, 5승 4패 평균자책점 4.14로 가능성을 보였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지는 그는 최근 슬라이더의 그립을 바꾸면서 주무기의 위력을 끌어올렸다. 슬라이더의 최고 구속도 시속 141km까지 나올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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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6일 잠실 NC전에서 2회 초를 마친 후 기뻐하고 있다.
두산은 그동안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2010년대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동안 토종 1선발은 장원준(38), 유희관(37·은퇴) 등 좌완이거나 최원준(29)처럼 사이드암이 대부분이었다. 이용찬(34·현 NC), 이영하(26) 등은 맨 앞자리에 나서지 못했다. 김선우(46·은퇴)와 노경은(39·현 SSG)의 시대였던 2010년대 초반 이후로는 정통파 우완으로 토종 1선발을 차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그러나 곽빈이 위력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리그를 지배할 준비를 하고 있고, 이승엽 감독 부임 이후 김동주나 박신지(24) 같은 어린 투수들도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두산은 우완 정통파 에이스를 찾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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