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팔꿈치에 흘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투수가 몸을 내던지다니, 그것도 외국인 에이스가... '투혼'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5.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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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외국인 선수, 심지어 투수가 상대 선수를 태그하기 위해 1루 쪽으로 몸을 내던졌다.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줬던 주인공은 바로 KT 위즈의 1선발 에이스 웨스 벤자민(30)이었다.

KT 위즈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8567명 입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12-7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T는 2연패에서 탈출, 마침내 시즌 10승(2무 22패) 고지를 밟으며 탈꼴찌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9위 한화와 승차도 1.5경기로 좁혔다.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 22승 14패를 마크했다.


이날 KT 선발은 벤자민이었다. 2연패를 끊어야 하는 중책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벤자민. 그러나 1회부터 수비진의 실책과 함께 김민성에게 스리런포를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회 실점은 4점, 자책점은 '0'이었다.

3회 팀 타선이 대거 5점을 올린 가운데, 벤자민은 4회말 이재원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러나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결국 6이닝(88구)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5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3패)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KT가 9-5로 앞선 5회말 LG의 공격. 1사 주자 없는 상황. LG 타자는 문성주. 타구가 크게 바운드되며 1루수와 투수 사이로 향했다. 그리고 이 타구를 향해 달려간 건 1루수도, 2루수도 아닌 바로 투수 벤자민이었다.


1루 파울 라인 쪽으로 전력 질주를 한 벤자민. 그가 공을 잡는 순간, 문성주도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뛰어갔다. 포구한 벤자민의 선택은 1루 토스가 아닌 직접 태그였다. 평소에도 성실한 주루 플레이를 펼치는 문성주의 속도는 빨랐다. 결국 벤자민은 문성주를 향해 몸을 내던졌다. 가까스로 문성주의 등을 태그했다. 이후 벤자민은 크게 한 바퀴를 구르며 넘어졌다. 결과는 아웃. 그의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다.

그리고 그의 오른쪽 팔꿈치에는 어느새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피가 나는 것도 알지 못한 듯했다. 트레이너를 따로 부르지도 않았다. 출혈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기 투구를 묵묵히 이어 나갔다. 출혈 투혼이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LG 타선을 삼자 범퇴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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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발 벤자민의 팔꿈치에 피가 흐르고 있다. /사진=SPOTV 중계 갈무리
경기 후 '승장'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벤자민이 초반 빅이닝을 허용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으면서 자기 역할을 다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타선은 베테랑들이 공격을 이끌며, 상하위 타선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박병호와 장준원, 전용주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 향후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다. 원정 경기에 응원을 와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선수들도 수고 많았다"고 독려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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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벤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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