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관중 앞 롯데 연이틀 패배, 'PS급' 긴장감 속 성장통 겪는 '젊은 거인'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5.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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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치홍이 21일 사직 SSG전 6회 말 무사 1, 2루에서 번트에 실패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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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태연(맨 앞)이 21일 사직 SSG전에서 9회 초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에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그러나 롯데는 이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고 말았다.

롯데는 2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3-6으로 패배했다. 2연패를 당한 롯데는 공동 선두인 SSG, LG와 2경기 차로 벌어졌다.


경기 내용도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1회 초 선발 찰리 반즈가 최정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3회 1사 1, 3루에서도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주환의 연속 적시타,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내줬다.

6회 말 공격에서 롯데는 한동희의 2루타와 윤동희의 중전 적시타로 2점 차까지 따라갔다. 그러나 9회 초 에레디아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가 9회 말 SSG 마무리 서진용에게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실점이었다.

앞서 롯데는 전날 열린 경기에서도 0-5로 지고 말았다. 상대 선발 김광현에게 6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혔고,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도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여기에 한동희가 3회 송구실책을 저지른 것이 이후 김민식의 선제 적시타로 연결된 점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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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댄 스트레일리(맨 오른쪽)가 20일 사직 SSG전에서 패배한 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틀 동안 롯데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20일 게임에서는 아예 이렇다 할 찬스조차 못 만들었고, 에이스 싸움에서 대등한 투구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다음날에도 1회부터 찾아온 기회를 병살타로 날렸고, 6회 2점을 추격하고도 이어진 1, 3루에서 한 점도 얻지 못했다. 여기에 신인 이태연이 9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계속 기용했다가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이 풀리기도 했다.

이번 SSG와 3연전은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포스트시즌급 중요도를 가진 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했다. 두 팀은 3연전 시작 전까지 1경기 차를 유지했고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도, 승차가 더 멀어질 수도 있었다. 실제로 첫날 경기에서는 7-5로 롯데가 이기면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를 비롯해 롯데는 최근 열세 3연전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가장 마지막 루징시리즈는 지난달 14~16일 열린 삼성과 대구 원정 3연전이었다. 이후 롯데는 4월 20일 사직 KIA전부터 9연승을 질주했고, 이후로도 5월 초 KIA와 광주 시리즈에서 1승 1패(우천취소 1경기)를 거둔 걸 제외하면 꾸준히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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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SG-롯데전이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의 전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에 많은 롯데 팬들은 이번 시리즈에 사직구장을 찾았다. 첫날에는 올 시즌 평일 가장 많은 1만 9011명이 입장했고, 이후 2경기는 모두 매진(2만 2990석)됐다. 특히 20일 경기는 입장 관중을 대상으로 '동백 유니폼'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며 사직이 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이는 분명 상대팀에 압박이 되는 일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첫날 경기 패배 후 "기에 눌린 것 같다. 선수들이 역시 분위기를 무시 못한다"며 패인을 분석했다. 김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어제(20일) 롯데 팬분들이 압도하지 않았나. 모든 게 빨간 물결로 꽉 차서 밖에서 보는 선수들은 압도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팀 롯데 선수들마저도 압박감을 느낀 듯한 플레이를 했다는 게 문제였다. 2연패 기간 롯데는 21일 경기 6회 말을 제외하면 시원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는 겨우겨우 5이닝을 소화했고, 핫코너에서도 이틀 연속 실책이 나왔다. 큰 경기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느낄 부담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분위기를 맛본 경기 같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은 "후반기로 갈수록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을텐데, 선수들이 그런 걸 미리 체험하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집중하는지를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튼 감독의 말처럼 롯데 선수단은 많은 팬이 찾아온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소중한 경험을 이번 시리즈에서 하게 됐다. 그러나 결국 프로는 증명하는 자리다. 그리고 롯데는 이번 3연전에서 '쇼 앤 프루브'(보여주고 증명하다)를 하지 못했다. 더 높은 순위로 가기 위해선 이런 상황에서도 이겨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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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오른쪽)가 21일 사직 SSG전 6회 말 1사 1, 3루에서 노진혁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었으나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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