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문동주가 7일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
문동주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 5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다 5월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지난달 7일 KT 위즈전 5이닝 1실점하며 호투한 이후 3경기 연속 조기강판됐다. 3경기에서 10⅓이닝 동안 13실점, 5월 평균자책점(ERA)은 8.22에 달했다. 이 전까지 2점대였던 시즌 ERA도 4점대로 치솟았다.
선발 로테이션이 휘청였다. 펠릭스 페냐와 5할 합류한 대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가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원투펀치를 구성했으나 토종 선발진이 문제였다. 문동주가 흔들렸고 장민재와 김민우까지 휘청였다. 둘은 최근 4경기에서 3패를 떠안았다. 최원호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문동주가 살아나야 하는 경기였다. 6월 들어 나선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전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기대를 모았다. 선발진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사령탑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
이날 속구 최고 시속은 160.1㎞(트랙맨 기준, PTS 기준 158㎞). 평균은 154㎞에 달할 만큼 강력한 공을 뿌렸다. 54구 중 38구, 70%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찔러넣었다. 두산 타자들은 문동주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문동주는 이를 역이용했다. 이날 잡아낸 삼진 5개의 결정구 중 속구는 2개였다. 나머지 3개는 커브. 빠른 공을 기다리던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폭포수 같이 떨어지는 문동주의 커브에 연신 허공을 갈랐다. 1회말 연속 안타로 출루한 뒤에도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고 2사 3루에서 양석환은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섰다. 2회 2사에서 호세 로하스도, 4회 2사 2,3루에서도 허경민도 떨어지는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물론 빠른 공의 위력은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7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장타로 연결된 건 하나도 없었다. 4회 첫 타자 김대한에겐 156㎞, 6회 1사에서도 양석환에게 148㎞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보탰다.
2회초부터 타선이 2점을 내자 더욱 과감히 공을 뿌렸고 5회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84구를 던지고 6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101구로 시즌 최다 투구수(종전 4월 18일 두산전 98구)를 경신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이 제구 난조로 흔들렸고 김범수가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3-3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팀이 역전을 허용하며 패한 것이 문동주로선 유일한 아쉬움이었을 만큼 투구에선 흠을 잡을 데가 없었다.
4회말 실점 위기를 탈삼진으로 넘기며 포효하는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