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 번트를 대다니...' 16년 만에 나온 베테랑의 '희생', 빈타 LG 살렸다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6.1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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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가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8회 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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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왼쪽)이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8회 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베테랑의 희생정신이 LG 트윈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김현수(35·LG 트윈스)가 16년 만에 희생번트를 대자 LG가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원정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감한 LG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이재원(좌익수)-박해민(중견수)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염경엽(55) LG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51경기에 출전, 타율 0.263에 그치고 있었다. 4월 한 달 동안 0.400이라는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5월에는 0.148, 6월에는 0.207로 떨어졌다. 김현수답지 않은 숫자였다.

LG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김현수는 지난 한화와 3연전에서 13타수 5안타(타율 0.385)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염 감독은 "(김현수는) 살아나는 중이다. 안타를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며 "감이 올라온다는 모습 중 하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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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서서는 감을 살리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3회에도 1루수 앞 땅볼로 아웃되고 말았다. 6회에는 왼쪽으로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김영웅의 다이빙 캐치에 막혀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LG 역시 상대 선발 최채흥에게 막혀 6회까지 득점 없이 흘러갔다.

LG는 7회 초 선두타자 오지환의 2루타에 이은 이재원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8회에도 좌완 이승현을 상대로 김민성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역전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김현수가 등장했다.

그런데 김현수가 갑자기 배트를 거둬들였고, 이어 번트 자세로 전환했다. 김현수는 3루수 앞으로 정확하게 번트를 댔고, 1루 대주자 정주현은 2루까지 들어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김현수의 희생번트였다.

김현수의 진루타로 주자가 2루까지 가자 삼성은 박동원을 고의4구로 걸렀다. 그러나 LG는 오지환이 좌중간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끝내 2-1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이 1이닝을 잘 막아내며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김현수는 좀처럼 희생번트를 대지 않는 타자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시즌 동안 1862경기에 출전했지만, 희생번트는 두산 시절에 댄 단 한 번 뿐이었다(2007년 9월 22일 잠실 삼성전). 무려 15년 9개월 전이었다. 통산 236홈런 타자의 희생번트가 LG를 승리로 이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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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가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8회 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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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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