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못 막았다' 최형우 KBO 최초 1500타점+이승엽 넘어 역대 최다 타점 신기록... KIA, 한화에 6-4 승리 [대전 현장]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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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4회초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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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4회초 중월 투런포로 KBO 역대 첫 1500타점을 돌파했다. 동료들과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나누는 최형우./사진=KIA 타이거즈
오전부터 예고된 비는 최형우(40·KIA 타이거즈)의 신기록 달성을 방해하는 듯했다. 하지만 불혹의 베테랑은 거센 비가 몰아치기 전 일찌감치 팀에 리드를 안기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리면서 KBO리그 최초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그와 동시에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 역대 최다 타점 선수로 홀로 섰다.

KIA는 20일 대전광역시 중구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6-4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28승 1무 31패로 5할 승률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반면 3연패에 빠진 한화는 23승 4무 37패를 기록,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이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모인 5451명의 관중은 KBO리그의 새 역사가 쓰이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경기 전까지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1498타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던 최형우는 KIA가 0-1로 지고 있던 4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직구(시속 145㎞)를 받아 쳐 중앙 담장을 크게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형우가 KBO리그 최초로 통산 1500타점 고지를 점령, 역대 최다 타점 신기록을 달하는 순간이었다.

최형우는 진북초-전주동중-전주고 졸업 후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하지만 2004년까지 1군 6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5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 2007년 퓨처스 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재기에 성공했다. 2008년 삼성에 재입단했고 그해 4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KBO 첫 타점을 올렸다. 이후 올해를 제외하고 매 시즌 5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프로 데뷔 20시즌 만에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후배들도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선배의 대기록을 함께 축하했다. 선발 숀 앤더슨은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7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4승(6패)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2득점을 기록한 최형우를 비롯해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2득점, 변우혁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반면 한화는 선발 한승주가 4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한화 선발진은 지난 10일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전 LG 트윈스전 8이닝 무실점 이후 열흘 간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선발 투수로 한정하면 8일 김민우의 잠실 두산전 6이닝 1실점(0자책) 이후 12일째다. 타선 역시 산발적인 7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치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6월 20일 한화 vs KIA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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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발 숀 앤더슨(왼쪽)과 한화 선발 한승주./사진=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한화는 이진영(우익수)-김인환(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중견수)-최재훈(포수)-권광민(좌익수)-이도윤(유격수)-정은원(2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한승주.

KIA는 최원준(우익수)-류지혁(3루수)-이우성(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변우혁(1루수)-박찬호(유격수)-신범수(포수)-김규성(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숀 앤더슨.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한화 신인 문현빈의 5번 배치.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현빈의 타격감이 5번에 들어가도 괜찮아 보였다. 중심 타선이 부담감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해결해야 하는 역할이다. 문현빈에게 더 적극적으로 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거니까 하위타선보다 더 괜찮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발 한승주는 70구에서 75구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에서 1승 1무 1패 혈투를 치르고 온 KIA는 선발 앤더슨의 이닝이팅을 바랐다. 김종국 KIA 감독은 "저번 경기서 잘 던져줘 기대된다. 7이닝까지 던져주면 불펜도 쉴 수 있다"고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피칭을 기대했다.





'방출생 신화' KIA 최형우, 데뷔 20년 만에 KBO 최초 1500타점 고지 점령... 이승엽 넘어 역대 최다 타점 신기록 보유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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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왼쪽에서 3번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로 KBO 역대 첫 1500타점을 돌파했다. 동료들과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나누는 최형우./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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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0일 대전 한화전 4회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KBO 역대 첫 1500타점. /사진=KIA 타이거즈
불혹의 최형우는 여전히 펄펄 날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한승주는 2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KBO리그 통산 최다 2루타 보유자인 최형우는 이 안타로 자신이 가진 기록을 477개로 경신했다.

한화 유격수 이도윤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2회 1사 2루에서 변우혁의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흘려 보내 1, 3루 위기를 초래했다. 하지만 곧장 박찬호의 타구를 병살 처리하면서 실수를 만회했다.

타석에서도 수비의 아쉬움을 갚아줬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도윤은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 정은원의 중견수 방면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4회초에는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류지혁의 빠른 타구를 본능적인 점프 캐치로 아웃 처리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최형우 앞에 물거품이 됐다. 앞서 3회를 삼진 3개로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었던 한승주는 4회초 1사에서 이우성에게 볼넷을 내주고 최형우를 다시 만났다. 최형우는 한승주의 시속 145㎞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시즌 9호포이자 KIA의 2-1 리드를 만드는 역전 투런포. 그와 동시에 KBO 최초 1500타점을 달성한 선수와 이승엽을 넘어 KBO 최다 타점 기록 보유자로 등극했다. 2004년 삼성에서 프로 1군 데뷔 후 20년 만의 대기록.

소크라테스는 곧바로 백투백 홈런을 우측 담장 너머로 쏘아 올리며 최형우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이번에도 한승주의 초구 직구(시속 139㎞)를 때린 비거리 120m 아치였다. 시즌 10호포이자 통산 1103번째, 올 시즌 리그 7번째, 팀 3번째 백투백 홈런이었다.

이후 한승주는 변우혁과 박찬호를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5회를 앞두고 김기중에게 공을 넘겨줬다. 4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총 투구 수는 6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8㎞까지 나왔다.





하늘도 막지 못한 호랑이의 기세... 변우혁 쐐기 3점포+숀 앤더슨 74구 짠물투·2경기 연속 QS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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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화-KIA전이 열린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갑작스러운 비에 방수포가 깔렸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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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변우혁(오른쪽)이 20일 대전 한화전 6회초 좌월 스리런포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구원 등판한 김기중이 5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정우람이 올라온 6회, 예고됐던 비가 쏟아졌다. 오후 7시 50분부터 오후 8시 32분까지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해 그라운드 관계자들이 방수포를 깔고 걷어내길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한 번 오른 호랑이의 기세는 하늘도 막지 못했다. 다시 재개된 경기에서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변우혁은 정우람의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을 차례로 골라내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체인지업(시속 119㎞)을 걷어 올려 좌월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시즌 6번째 홈런이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포였다.

마운드에서는 KIA 선발 앤더슨이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실점한 3회조차 후속 타자를 공 두 개로 병살타-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해 이닝을 마친 앤더슨은 소나기로 어깨가 식었음에도 6회까지 공 74개만을 던지는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7회를 앞두고 전상현과 교체되면서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7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였다.

한화도 기회가 없지 않았다. 1-6으로 뒤진 7회, 전상현을 상대로 채은성의 볼넷,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권광민, 이도윤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1-6으로 뒤진 9회말,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먼저 선두타자 노시환이 박준표를 상대로 비거리 120m의 좌중월 솔로포로 한 점을 만회했다. 뒤이어 김태연의 타구가 박준표에게 맞으면서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문현빈이 중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KIA는 최지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위기가 계속됐다. 이원석의 땅볼, 이민준의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정은원, 이진영이 연속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점수는 4-6이 됐다. KIA는 다시 임기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김인환이 때려낸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직접 2루를 밟아 처리하면서 한화의 막판 추격전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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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앤더슨.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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