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가 내야진 막내라니...' 39+37+36세→총 145세 "근데 나이 많다고 열심히 안 하는 건 없어요"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7.0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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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상수가 5일 잠실 LG전에서 3회초 1사 1,3루 때 홈으로 전력 질주를 펼친 뒤 세이프를 시도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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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상수가 5일 잠실 LG전에서 8회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KT 위즈의 내야진은 베테랑으로 득실득실하다. 그래도 누구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가 없다. 그중 내야진의 막내인 김상수(33)가 이적 후 첫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환하게 웃었다.

KT 위즈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T는 4연승에 성공하며 34승 2무 37패를 마크했다. 한때 -14(5월 18일 당시 KT의 성적 10승 2무 24패로 10위)까지 벌어졌던 승패 마진은 이제 -3이 됐다. 가히 '미라클 KT'라 할 만하다. 리그 순위는 7위이며, 3위 두산과 승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김상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김상수는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상수는 1회부터 좌전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홈을 밟지는 못했다.

3회에는 1사 2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치며 타점까지 올렸다. 계속해서 김민혁의 우중간 안타 때 3루까지 간 뒤 알포드의 1루 땅볼 때 홈으로 전력 질주하며 세이프에 성공했다. LG 1루수 오스틴이 포구 후 홈으로 과감하게 송구(야수 선택)했으나 김상수의 발이 빨랐다. 사령탑인 이강철 KT 감독이 득점 후 더그아웃으로 온 김상수를 보며 놀라는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그 정도로 빠른 순발력을 자랑했던 김상수였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팀이 6-2, 4점 차로 앞서고 있는 8회초. 1사 2루 기회에서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LG 투수는 오석주. 김상수는 볼카운트 1-2에서 오석주의 4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133.7km)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시즌 1호포. 동시에 김상수가 올 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한 뒤 처음 터트린 홈런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9일 대구 롯데전(상대 투수 이인복) 이후 298일 만에 맛본 홈런포.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53.4km, 비거리는 114.8m, 발사각은 31.8도로 각각 측정됐다. 결국 김상수의 쐐기포를 앞세워 KT는 8-4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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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상수가 5일 잠실 LG전에서 8회 투런포를 터트린 뒤 홈을 밟으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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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상수(오른쪽)가 8회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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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가운데) 감독이 5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한 뒤 김상수를 격려하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상수는 3회 홈으로 파고든 순간에 대해 "감독님께서 빠르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냥 웃었는데, 아직 느린 발은 아닌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타구가 조금 회전이 걸리면서 포구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 봤다. 그래서 조금 적극적으로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상수의 녹슬지 않은 순간 판단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코멘트였다.

김상수는 최근 팀 성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관해 "초반보다 올라가고 있어 제일 기분 좋게 생각한다. 제가 이렇게까지 잘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감독님의 배려가 가장 크다. 먼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또 경기 후반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는 먼저 교체도 해주시면서 체력 안배를 도와주신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KT 내야진은 1986년생 1루수 박병호(37), 1984년생 2루수 박경수(39), 1987년생 3루수 황재균(36), 그리고 1990년생 김상수로 이뤄져 있다. 김상수의 나이 33세. 다른 팀이었으면 한참 최고참일 수도 있는 연차. 그러나 여기서는 막내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우리 팀의 내야진 나이를 모두 합치면 140세가 넘는다"면서 껄껄 웃기도 했다.

실제 이들 4명의 나이 총합은 145세. 김상수는 "경기에 나가면 막내라는 생각은 전혀 안 하고 한 번씩 이제 주위를 둘러보면서 '아, 내가 어리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웃음) 나이가 많다고 해서 열심히 안 하는 건 없다. 모든 선수가 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오랫동안 유니폼을 입고 싶은 게 당연하다. 오히려 이 팀에 와서 그런 부분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주위를 보면 다들 더 오랫동안 뛸 수 있는 형들이다. 저 또한 그런 점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있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베테랑들의 솔선수범 활약 속에 KT는 이제 어느덧 3위까지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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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상수가 5일 잠실전에서 1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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