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밀수', 역시 류승완..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춤을 추네 ①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3.07.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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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밀수'


믿고 보는 류승완 감독의 여름 영화가 돌아왔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춤을 추며 70년 대 '밀수'가 판치던 군천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톱스타들이 출연해 함께 호흡을 맞췄다.


1974년 군천, 맹룡호를 타고 앞바다에 나가서 물질을 하던 해녀들은 생계 문제에 부딪친다. 근처에 화학공장이 들어서자 해산물이 다 썪어서 올라오고 더 이상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이에 맹룡호 선장은 밀수(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물건을 들여오는 것) 일을 제안 받게 되고 외항선이 먼바다에 던져 놓은 물건들을 건져 올려 들어와 돈을 벌게 된다.

외제 물건들만 밀수하던 맹룡호 선장은 불법으로 일을 한다는 불편한 마음에 일을 접기로 결정하지만 해녀인 자신의 딸 진숙(염정아 분)과 함께 거둬살던 춘자(김혜수 분)는 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금괴 밀수 일을 제안 받게 되고, 춘자의 주도로 진숙은 아버지 몰래 금괴 밀수일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세관에 신고해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 분)이 출동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고로 인해 진숙은 선장인 아버지와 동생을 잃게 된다. 밀수 혐의로 잡혀간 진숙과 달리 춘자는 몰래 도망 쳐서 서울로 간다. 진숙은 자매 같았던 춘자가 밀수를 세관에 신고했다는 오해를 가슴 속에 품고 힘들게 살아가고, 몇 년 뒤 다시 군천으로 내려온 춘자와 만나게 되며 다시 밀수 판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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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밀수'
'밀수'는 류승완 감독이 '도둑들', '베테랑'에서 보여준 특유의 경쾌한 서사와 매력적인 캐릭터의 만남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그 시대를 잘 구현해 낸 미장센, 귀를 사로잡는 OST로 눈길을 끈다. 여기에 각자의 매력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지며 스크린을 꽉 채운다.


김혜수는 연기 강약을 조절하며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매력을 펼쳐낸다. 해녀 춘자와 밀수꾼 춘자를 오가며 목소리 톤과 표정을 바꾸며 카멜레온처럼 움직인다. 화려한 패션은 물론, 무채색의 해녀복까지 우아하게 소화해낸다. 염정아는 모노톤의 연기로 워맨스를 꽉 채운다. 김혜수의 화려함이 빛나도록 안정적인 연기로 깔아주며 함께 영화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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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밀수'


조인성은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김혜수와 완벽한 케미를 선보인다. 강렬한 캐릭터로 치고 빠지는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의 볼거리를 보여준다. 박정민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연기이지만, 박정민이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김종수는 초반 얼굴을 숨기고 있다가 후반부 폭발하며 갈등의 중심에서 활약한다. 막내 고민시는 '밀수'의 새로운 발견이다. MZ세대의 패션 아이콘인 고민시가 한복을 입고 갈매기 눈썹을 하고 나오는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다 싶지만, 언니들에 밀리지 않고 연기를 펼치는 모습에 절로 눈이 간다. 매력있는 캐릭터에 유머까지 겸비한 옥분은 고민시를 만나서 더욱 완벽하게 살아났다.

류승완 감독은 '밀수' 판에 이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던져놓고 하나씩 건져 올리며 즐거움을 전한다. 영화의 중반부 좁은 호텔방과 복도에서 보여주는 액션과, 물 속에서 해녀들이 보여주는 수중 액션까지 새로운 즐거움이다. 짧고 굵게 제대로 보여주며 관객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깔끔하다. 너무 전형적인 마무리일 수도 있지만, 2시간 넘게 영화를 따라오던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결말이라 기분 좋게 극장을 나설 수 있다.

7월 26일 개봉. 런닝타임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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