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받은 이종운 대행 죄책감 "서튼 감독님께 죄송하단 말밖엔..." [대전 현장]

대전=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8.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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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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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맨 오른쪽)과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맨 왼쪽).
위기의 롯데 자이언츠를 수습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은 이종운(57) 감독대행. 그를 향해 떠나는 전임 감독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대행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래리 서튼) 감독님과 어제 만났다. 감독님이 잘해달라고 안아주시는데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는 하루 전인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전 후 건강상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며 "29일 대전 한화전부터 이종운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나간다"고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서튼 전 감독은 6월 이후 팀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심신이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들어 병원 검진을 받았고, 두 차례(17일 사직 SSG전, 27일 사직 KT전)나 건강 문제로 경기에 결장했다. 결국 그는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본인 의사에 의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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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대행이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자진사퇴를 선택한 서튼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을 이종운 수석코치는 8년 만에 롯데 감독석에 다시 앉게 됐다. 2015년 롯데 감독에 부임한 이 대행은 시즌 승률 0.462(66승 77패 1무)의 성적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위치했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짐 아두치의 외국인 3인방의 활약 속에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했지만 결국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고, 그해 10월 경질되고 말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2군 감독으로 컴백한 이 대행은 6월 말 코칭스태프 이동을 통해 1군 수석코치로 자리를 바꿨다. 이어 2달 만에 감독대행까지 오르게 됐다.

구단으로부터 감독대행 제의를 들은 이 대행은 "이 상황에 갑자기 감독대행을 맡게 되니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며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1군 감독으로 한 시즌을 운영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이 대행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 앞에서 감독을 했다는 건 의미가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감독대행으로서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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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이 대행은 서튼 전 감독이 사임한 날(29일)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죄송하다는 말밖엔 못했다. 저희가 잘 못 모셔서, 보필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이 있다"며 전임자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구단과도 대화를 나눈 이 대행은 "(팀에서는) 상황이 이러니까 여러가지로 많이 맡기고 팀을 잘 추스려서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최근 7연패를 당하며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서튼 전 감독의 건강 문제도 이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대행은 "감독님 혼자서 짊어질 부분이 아니고 우리 모두 책임질 부분이다"며 "감독님이 물러난 상황이라 선수들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충분하다"며 잔여 경기의 선전을 확신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행은 베테랑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교감을 했다고 한다. 그는 "(선수들과) 터놓고 얘기했다. 어려울 땐 베테랑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힘든 부분에서는 선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잔여경기의 키플레이어 역시 주장 안치홍을 비롯해 전준우, 정훈 등의 베테랑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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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오른쪽)과 주장 안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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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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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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