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4실책 페이스' 구드럼 실수 연발, ML 402경기 경험자답지 않다... 롯데 '기 살리기'도 실패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9.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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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니코 구드럼(맨 오른쪽)과 이종운 감독대행(맨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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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31)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격은 평범하고, 수비는 역대급으로 저조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구드럼은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더블헤더 2차전 경기에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구드럼은 타석에서는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줬다. 2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4회와 6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침묵했다. 그나마 8회 초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리며 득점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실수 연발이었다. 전반에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5회 말 무사 1, 2루에서 제이슨 마틴의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해 병살을 만드는 모습은 괜찮았다. 그러나 6회 들어 구드럼은 팀 패배에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됐다.

롯데가 4-3으로 앞서던 6회 말, NC 선두타자 오영수가 롯데 3번째 투수 진승현을 상대로 2루타를 치고 살아나갔고, 이어 김주원도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기록하면서 무사 1, 3루가 됐다. 그러자 NC는 박건우를 대타로 투입했고, 롯데도 베테랑 신정락으로 맞불을 놨다.


신정락은 주무기인 각도 큰 커브와 패스트볼을 앞세워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등장한 대타 최정원에게도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다소 느린 타구였기에 병살은 어려웠지만 1루 주자나 타자 주자 중 하나는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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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
그러나 이 공을 잡은 구드럼은 1루나 2루 대신 홈으로 송구했다. 발빠른 김주원이나 최정원 대신 오영수와 승부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였다. 그러나 캐치 후 곧바로 송구로 연결하지 못한 구드럼은 던진 공마저도 옆으로 치우쳤다. 결국 오영수가 홈을 밟으며 롯데는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흔들린 신정락은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만들었고, 2번 서호철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으며 2점을 내줬다. 순식간에 경기는 6-4 NC의 리드로 바뀌었다.

구드럼은 8회에도 박민우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에러를 저지르고 말았다. 비록 다소 빠르고 애매한 바운드로 가기는 했지만, 공식 기록이 실책으로 나왔다면 분명 구드럼의 실수가 더 컸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롯데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5-6으로 패배했다.

이날 실책은 구드럼의 올 시즌 11번째 에러였다. 리그 전체 공동 1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실책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8~900이닝 정도의 수비 이닝을 소화한 반면, 구드럼은 300이닝 만을 뛰면서도 이런 기록을 만들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무려 44실책 페이스로, 풀타임을 뛰었다면 지난 2021년 김혜성(키움)이 달성한 한 시즌 최다 실책 기록(35개)도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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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
영입 초반만 해도 구드럼의 실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17번째 경기인 지난달 9일 고척 키움전을 시작으로 구드럼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8월 26일 사직 KT전에서는 한 경기 3개의 에러를 저질렀고, 이후 4경기 연속 실책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포구도 깔끔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송구에서 안 좋은 모습을 노출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렇다면 타격이라도 잘해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평범하기 그지 없다. 9일까지 구드럼은 타율 0.263, 20타점, OPS 0.682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36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고, 도루 역시 하나도 없다. 외국인 선수로는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콘택트만 그럭저럭 될 뿐, 장타력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 좋은 모습이 이어지니 본인의 자신감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 중이다.

구드럼은 무릎 부상으로 고생한 잭 렉스를 대신해 지난 7월 중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 402경기를 경험한 그는 2018년 디트로이트 시절에는 16개의 홈런과 12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면 전 수비 포지션을 소화한 그는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보였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안경을 착용한 후 트리플A에서 타율(0.280)에 비해 출루율(0.448)이 매우 높은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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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시절의 니코 구드럼. /AFPBBNews=뉴스1
그렇기에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래리 서튼 당시 감독도 "구드럼은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다방면에서 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하며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단에서 1년 가까이 지켜봤던 선수"라는 말은 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롯데는 현재 '구드럼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8일 창원 NC전에서는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는데, 이종운 감독대행은 "(구드럼이) 지금 내야에서 힘에 부친 모습이다. 오히려 외야에서 편하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그는 내야에서 순간적인 스타트가 어렵기 때문에, 차라리 외야에서 볼을 보면서 뛸 수 있는 게 낫다는 것이 이 대행의 말이었다.

다만 구드럼은 외야에서도 아쉬운 수비를 보였다. 이날 구드럼은 1회 말 박건우의 큼지막한 타구를 쫓아갔지만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까다로운 타구이기는 했지만, 구드럼의 따라가는 모습도 어색했다.

이대로라면 구드럼과 롯데의 동행은 반 시즌으로 끝날 전망이다. 적어도 마지막 이미지라도 좋게 가져가려면 남은 시즌 구드럼의 분발이 필요하지만,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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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위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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