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월클' 우상혁에게 AG이란, 밤 8시! 바르심 넘고 파리올림픽까지 노린다 [항저우 프리뷰]

항저우=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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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우상혁.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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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우상혁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바르심이 2일 예선전 관중들에게 박수를 치며 화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군 면제도, 아시아 최강이란 타이틀도 우상혁(27·용인시청)에겐 큰 의미가 없다. 그에게 아시안게임이란 어떤 의미일까.

우상혁은 4일 오후 8시(한국시간)부터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시작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지난 2일 예선에서 2m15를 가볍게 넘고 결승행 자격을 획득한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수확했던 메달의 색을 은에서 금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로 대회에 나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선수들에게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국가를 대표해 기량을 뽐내 나라를 빛낸다는 것은 대전제는 차치하더라도 아시아 최강으로서 공공히 입지를 다진다는 것 혹은 남자 선수의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특례를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가 되는 것이다. 또한 평생 받을 수 있는 연금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물론 연금 포인트 부분이 매력적일 수는 있겠지만 국위선양 부분을 제외한다면 우상혁에게 큰 메리트가 있는 요소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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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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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우상혁. /사진=뉴시스
그를 스타덤에 올려준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이미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병역 이행 중이었고 현재는 전역 후 용인시청 소속으로 뛰고 있다. 이후 기량을 급격히 끌어올린 우상혁은 지난해 세계 무대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엔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지난 17일 육상 선수에겐 꿈의 무대로 불리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최상위권 선수들만 출전하는 파이널 대회에서 2m35를 넘어 우승 감격을 누렸다. 명실공히 현 세계 최고 선수라고 불려도 무방한 우상혁이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은 우상혁에게 분명한 동기부여가 되는 대회다. 여전히 우상혁을 독보적 세계 최강자라고 부르는 걸 주저하게 만드는 강력한 경쟁자가 이번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이다. 2017 런던, 2019 도하, 2022 유진 세계선수권까지 3연패를 달성한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선 2m37을 뛰어넘은 뒤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에게 추가 도전 없이 공동 우승을 제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국 둘은 함께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 대회에서 우상혁은 새로운 한국 신기록 2m35를 넘었지만 아쉽게도 4위로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넘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2m43를 넘으며 현역 최고이자 높이뛰기 역사상 2위에 올라 있다.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2m36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는 발목 부상 여파로 나서지 못했기에 이번 대회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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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예선전에서 2m15를 넘기 위해 도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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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르는 우상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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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바를 넘기 위해 몸을 눕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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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완벽한 자세로 여유 있게 바를 뛰어넘고 있다. /사진=뉴스1


올 시즌 세계육상연맹 랭킹에선 바르심이 2위(1403점), 우상혁이 4위(1376점)이다. 1위는 주본 해리슨(미국·1434점), 3위는 탬베리(1382점)다. 올 시즌 최고 기록에서도 우상혁은 2m35로 바르심(2m36)에 1㎝ 밀린다. 다만 유의미한 차이라고 보긴 어렵다. 대회에 따라 번갈아가며 더 좋은 기록을 냈던 터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우상혁의 커다란 무기다. 스스로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결국 승부는 당일 컨디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예선에선 2m26을 넘거나 상위 12위 안에 들면 자동으로 결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우상혁은 1m90과 2m10을 생략하고 곧바로 2m15를 넘어섰다. 이후 상위 12명이 가려져 우상혁은 A조 1위로 가볍게 몸만 풀며 결승을 준비했다. 바르심은 1차 시기에 2m19를 넘어 B조 1위에 올랐다.

더 큰 목표는 단연 내년 열릴 파리 올림픽이다. 해리슨과 탬베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없는 가운데 바르심과 정면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파리 올림픽을 향한 확실한 자신감을 얻겠다는 목표다.

우상혁은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스마일 점퍼'로 불린다. 상대가 바르심이라고는 하지만 우상혁은 가장 최근 꿈의 무대 우승을 차지한 세계 최정상권 점퍼다. 얼마든지 금메달이 가능하다. 그는 늘 그렇듯 오늘도 이렇게 주문을 되뇌며 점프에 나선다.

'할 수 있다, 레츠고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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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점프를 준비하는 우상혁(왼쪽)과 바르심(오른쪽).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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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지으며 관중들을 바라보는 우상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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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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