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때부터 아등바등 여기까지" 35세 베테랑의 장수 비결, 양효진에 사령탑도 감탄

수원=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26 06:41
  • 글자크기조절
image
현대건설 양효진(왼쪽)이 25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팀 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역시 양효진은 양효진이다."

승리가 확실시됐던 4세트 막판 20-20 동점을 허용했다. 수원 현대건설을 지킨 건 '역시 양효진'이었다. 4연속 득점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결국 팀을 단독 선두로 올려놨다.


양효진은 2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블로킹 4득점 포함 팀 최다인 23득점으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1(19-25, 25-21, 25-23, 25-22) 승리를 이끌었다.

3승 1패(승점 10)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풀세트 끝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인천 흥국생명(승점 8)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단연 양효진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김종민 감독도 경기 전 양효진이 가장 경계되는 선수라는 데에 고개를 끄덕였을 만큼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현대건설 에이스다.


image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는 양효진(왼쪽). /사진=KOVO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경기력 속에 1세트를 내줬지만 양효진은 공격성공률 80%, 5득점으로 초반부터 제 몫을 다했다. 2세트엔 블로킹 2개 포함 7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3세트엔 모마 바소코 레티치가 살아나며 비로소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전면에 나선 것도 역시 양효진이었다. 4세트 기세를 타고 15-6까지 앞서갔던 현대건설이지만 막판 집중력이 흔들렸다. 양효진이 전면에 나섰다. 혼신의 힘을 실은 오픈 공격으로 다시 팀에 리드를 안긴 양효진은 속공, 오픈 공격으로 3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의 퀵오픈 공격으로 한 점을 따라 붙었지만 양효진은 다시 한 번 온힘을 다해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결국 모마가 마무리하며 현대건설은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강성형 감독은 특별히 양효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마치 양효진의 활약은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취재진이 양효진의 막판 연속 득점에 대해 콕 집어 묻자 "쉽게 갈 수 있었다. 이렇게 끝날 점수가 아니었다"면서도 "역시 양효진은 양효진이다. 오늘도 힘든 상황인데 공격 성공률(64.29%)을 보면 (대단하다). 몸 관리를 잘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image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는 강성형 감독. /사진=KOVO
개막 초반부터 타이트한 일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복 없는 활약으로 더욱 감탄을 자아낸다. 현대건설은 지난 15일 개막 후 열흘 동안 무려 4경기를 치렀다. 양효진도 "일정이 너무 힘들다"며 막판 연속 득점 상황에 대해서도 "이를 악물고 때렸다. 블로킹하고 공격하고 하다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동료들의 실력 향상을 옆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동시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양효진이다. 이날 11점을 기록한 김주향에 대해 "주향이가 갖고 있는 걸 잘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본인이 늦게 쫓아가고 늦게 플레이하는 걸 고치려고 노력했다. 시즌 들어 좋아진 것 같다"며 "비시즌 때도 많은 노력을 하고 블로킹이나 공격 타이밍을 선수들도 많이 도와주고 본인도 잘 받아들여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쿼터로 팀에 합류한 위파위 시통에 대해서는 "아시아쿼터 선수라는 걸 떠나 위파위라는 선수 자체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며 "팀에 잘 융화되고 밝다. 긍정 에너지를 준다. 플레이도 파워풀 할 때와 강약 조절을 할 때를 구분할 줄 안다. 배구를 잘 하는 선수인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을 향하는 평가에 대해선 여전히 겸손하다. "나도 이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며 "지금은 너무 시스템 등이 좋아져서 감사히 생각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환경에서 과거부터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배구가 너무 재밌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른 다섯이라고 해도 늘 똑같이 준비하게 된다"며 "조금만 안일하게 생각하고 해도 안 된다. 신인 때부터 아등바등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왜 양효진이 여전히 리그 최고의 선수로 군림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발언이다.

image
양효진이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