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평정' 김영권, 14년째 못 이룬 꿈 하나 '아시안컵 우승'... "난 대표팀에 늘 '진심'인 사람"

송파구=박재호 기자 / 입력 : 2023.12.0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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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이 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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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를 평정한 김영권(33)의 시선은 아시안컵 우승으로 향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에서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K리그를 빛낸 별들을 가리는 이날 '별 중의 별' MVP 주인공에 관심이 쏠렸다. 그 영예는 '울산 수비 핵심' 김영권에게 돌아갔다.


김영권은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를 받으며 티아고(대전), 안영규(광주), 제카(포항)를 제쳤다. K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베스트11 수상에 이어 올 시즌엔 MVP를 거머쥐며 K리그를 평정했다.

울산의 리그 2연패 밑바탕에는 김영권의 안정적인 수비가 있었다. 김영권은 수비뿐 아니라 뛰어난 빌드업 능력도 돋보였다. 김영권은 올 시즌 패스 2268개를 성공했는데 K리그1 전체 3위, 팀 내 1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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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김영권. /사진=김창현 기자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영권은 팬들과 홍명보 울산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리며 아내를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영권은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다. 이 MVP 트로피에 아내의 땀과 노력이 하나하나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예쁘게 키워줘서 고맙고 나를 멋진 축구 선수로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의 의미를 묻자 김영권은 "가정적인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더라. 축구를 하니 가정에 소홀하고 아내가 혼자 해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티 한번 내지 않은 게 생각나서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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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영권은 수상 소감에서 "내 축구 인생 마지막 페이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페이지가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 축구 인생 커리어 중 아직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은 어느덧 14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긴 시간 동안 A매치 103경기를 뛰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국가대표 최고 권위인 월드컵에도 3회 연속 출전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기적도 이뤘지만 아시안컵 우승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있다.

김영권의 아시안컵 첫 도전은 25세였던 2015년 호주 대회였다. 당시 대표팀 선배 곽태휘와 중앙 수비 호흡을 맞추며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무실점 수비를 이끌었다. 호주와 맞붙은 결승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연장전에서 아쉽게 실점하며 우승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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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표팀에서 뛰는 김영권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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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왼쪽) 감독과 김영권. /사진=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는 허무했다. 안정적인 수비와 수비 조율 능력을 보여주며 조별리그 3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8강에서 카타르를 만나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패했다.

김영권은 내년이면 서른 중반에 가까워진다. 사실상 대표팀과도 '마지막 페이지'에 접어들었다. 김영권은 대표팀을 향한 애틋함을 나타냈다. "제 축구 인생 마지막은 김영권이 한국축구에 필요한 존재였든 아니었든 '대표팀에 진심이었던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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