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50. 'K-LCC' 탄생의 역사 ⑤

채준 기자 / 입력 : 2023.12.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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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9개사의 K-LCC업계 안에 통상적인 LCC와는 달리 중장거리 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Air Premia)가 있다. 그래서인지 에어프레미아 스스로는 굳이 자사를 LCC라 말하지 않는다. 넓은 의미이든 좁은 의미이든 LCC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허브로 하는 하이브리드항공(Hybrid Service Carrier, HSC)을 지향한다. 운용하는 항공기는 드림라이너(Dreamliner)라고 불리우는 B787-9 기종 5대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이코노미 56석, 이코노미 253석 등 309석짜리 3대와 프리미엄이코노미 56석, 이코노미 282석 등 338석짜리 2대로 2종류가 있다.


노선은 2021년 8월 김포~제주 노선 취항이후 같은 해 10월말 국내선 운항을 종료하고, 지금은 인천공항에서 미국 LA와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나리타), 태국 방콕 등 5개의 국제선을 정기노선으로 취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2024년 1월부터 운휴에 들어가고 대신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3월4일까지 계절성 전세편을 띄운다.

이처럼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대형항공기를 운용하는 에어프레미아를 겉모습만 봐서는 LCC와 FSC를 구분할 때 흔히 사용하는 '대형항공사'라는 용어가 오히려 걸맞다. 우리나라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LCC와 구별하기 위해 대형항공사라는 용어를 선뜻 사용하고 있다. FSC와 LCC의 구분은 애써 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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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하이브리드항공사'라 스스로를 칭하는 에어프레미아는 LCC인가 아니면 FSC인가. 이 같은 질문에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항공이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항공의 의미는 뭐고, 근거가 있는 것일까? 하이브리드항공의 한자어는 융합항공(融合航空)이고, 영어로는 Hybrid Service Carrier이다. FSC와 LCC의 장점들만 더해서 만들어진 'FSC+LCC=HSC'라는 등식의 새로운 카테고리이다. 즉 FSC 기존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좌석을 제공하면서 LCC처럼 저운임을 받고 운항하는 항공사를 가리킨다.

이 개념은 신생항공사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하고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항공사로 포지셔닝했다. 보편적으로 LCC들이 비행시간 3~4시간 이내의 단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반해, FSC 기존항공사들의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혼합한 것이다.

에어프레미아 외에도 일본의 집에어도쿄(ZIPAIR Tokyo), 베트남의 뱀부에어웨이스(Bamboo Airways)를 비롯해서 미국의 제트블루항공(jetblue Airways)이나 독일의 유로윙스(Eurowings GmbH)가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하이브리드항공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이자 LCC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에어프레미아의 논지는 우리나라에서는 LCC라는 개념이 워낙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설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서, 에어프레미아는 FSC이기도 하고 LCC이기도 하며, FSC가 아니기도 하며 LCC가 아니기도 하다고 설명되어진다. 따라서 에어프레미아의 정확한 실체는 반은 FSC이고 반은 LCC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광의의 분류로는 에어프레미아도 LCC에 포함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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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의 정의대로만 본다면 하이브리드항공은 소비자 입장에서 참 유익한 설정이다. FSC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운임은 LCC를 적용한다니 이토록 기특하고 합리적일 수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이 아닌 항공사 입장으로 뒤집어보면, 이토록 불합리한 경우가 없다. 항공사 운영을 수익이 적게 나는 것을 사업목적으로 할 수는 없다. 특히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주식회사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너무 당연한 상식이겠지만 하이브리드항공사 역시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에어프레미아는 언제까지 풀서비스와 저운임일 수는 없다. 애매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FSC와 LCC의 중간지점에서 어느 쪽이든 한 쪽으로 옮겨가는 선택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대한항공만큼 기다리고 있다. '양대항공사 시대'에서 '단일항공사 시대'로 바뀌는 국내 항공시장의 변화를 노린다. 결국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의 '제2의 아시아나항공'의 지위를 노리는 길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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