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52. 글로벌 LCC 공통분모 태동 이유 ①

채준 기자 / 입력 : 2024.01.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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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제주항공


전 세계 각 대륙에서 태어난 LCC의 흥망성쇠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반적인 역사가 있다.

일단 성공한 LCC가 나오고, 이후 이를 모방한 LCC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시장논리에 의해 자체 정리되고 나면 비로소 똘똘한 LCC 한두 회사가 해당 대륙을 지배하는 구조다.


그런데 각 대륙별로 성공한 LCC들이 태어난 배경과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성공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모두 '닮은꼴'이다. 엇비슷하였거나 아니면 아예 똑같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고, 그 과정을 어렵사리 살아나오면서 이들은 매우 유사한 '혁신'을 낳았고 이는 하나의 '정신'으로 자리잡는 공통적인 특징이 존재한다.

미국에서 태동한 전 세계 LCC의 효시 사우스웨스트항공 그리고 이를 베낀 유럽의 라이언에어, 다시 이를 아시아에서 베낀 에어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첫 LCC 제주항공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모두 각 대륙 혹은 각 국가에서 만큼은 '원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각 대륙별 대표적으로 성공한 LCC에게서는 많은 공통분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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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항공



따라서 후발 LCC들이 이 공통분모를 면밀히 탐구하면 지금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의 해답이 보인다. 그리고 향후 어떻게 따라가야 성공을 지속할 수 있을지 전략이 보인다. 공통분모를 제대로 따라가지 않고 지금 당장의 성공에 도취해 다른 샛길로 빠지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조심스럽게 엿볼 수도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전 세계 LCC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같은 궤도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LCC의 공통분모 가운데 '태동의 이유'를 먼저 탐구해보면 이들 항공사의 설립 당시에는 반드시 잠재시장이 존재했다는 특징이 있다. 즉 기존항공사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충분했다. 기존항공사들만으로 이루어진 항공시장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던 신규 수요를 찾아낸 것이 가장 컸다. 성공한 LCC들은 기존항공사들에게서 시장의 파이를 빼앗아 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신규 수요 창출을 목표로 삼았고, 그 전략이 통했다.

성공한 LCC가 항공사를 설립하던 당시의 시장환경은 공통적으로 기존항공사의 독과점 폐해가 존재했고, 이로 인한 소비자의 유무형 손해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공사 설립과 취항이라는 높은 벽을 넘고자 했던 초기 설립자들은 기존항공사와 경쟁하면서 기존항공사 고객을 빼앗아 오는 비즈니스가 아닌 철도와 자동차를 경쟁대상으로 삼았다. 비싼 운임 탓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철도와 자동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던 사람들을 항공기로 끌어들이는 게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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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ixabay


하지만 성공한 LCC에서 자극을 받아 생겨난 후발 LCC들은 신규 수요 창출이라는 목적보다는 선발 LCC에게서 시장파이를 빼앗아 와야 했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래서 수많은 후발 LCC가 도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발 LCC가 또다시 새로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 쪼개기'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기존 시장을 더 이상 쪼개지 못하고 추가 신규 수요를 찾아내지 못한 후발 LCC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67년 3월15일 설립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발단은 1966년 초 어느 날, 미국 텍사스주 남부도시 샌안토니오에서 작은 항공서비스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롤린 킹(Rollin King)이라는 남자가 '텍사스의 황금 3각지대를 새로운 항공회사로 공략해 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일종의 지역항공사인 '주내(州內) 항공사' 모델을 생각한 것이다. 당시 텍사스주의 휴스턴, 댈러스, 샌안토니오 3개 도시는 경제가 팽창하면서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었지만 서로 너무 떨어져 있고 버스나 승용차로 이동하기에는 많이 불편했다. 항공편도 있었지만 기존항공사로는 항공료가 너무 비싸 3개 도시를 이어주는 값이 싼 새로운 항공사가 생기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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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ixabay


전 세계 LCC의 효시로 불리우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단순히 기존항공사보다 싼 지역항공사를 설립한 것이었으나 취항 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그들 만의 새로운 방식의 항공사 운영을 창안해 냈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해낸 혁신적인 방법은 오늘날 전 세계 LCC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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