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고백 "우승반지 無, 야구인생 유일한 콤플렉스"... 이룰 거 다 이뤘는데, '정상등극'만 없다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1.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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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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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8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열린 2024시즌 신년회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프로 입단 후 17년 동안 많은 영광을 안았던 손아섭(36·NC 다이노스), 그러나 평생 숙원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하늘을 원망했던 손아섭은 올해 '대권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손아섭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야구선수로서 유일한 콤플렉스가 (우승)반지가 없다는 것이다"며 "스스로가 많이 콤플렉스로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이날 열린 NC의 신년회에서 손아섭은 2024시즌 주장으로 선임됐다. 구단 관계자는 "2023시즌 손아섭 선수가 주장으로서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했기에 선수단에서 2024시즌 주장으로 손아섭 선수를 추천했다. 코칭스태프와 손아섭 선수가 이를 받아들여 올 시즌에도 주장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NC 강인권(52) 감독은 "감독이 되면서 선수들에게 권리를 주기 위해 투표를 통해 주장을 선정했는데, 1년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영향력이 적을 것 같아서 임기는 2년으로 정했다. 올해도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아섭의 리더십을 언급하며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조금 더 목표를 갖게끔 솔선수범했다. 고참 역할을 하면서 후배 이끌어가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더 단단해지는 역할에 손아섭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선수단이나 감독님이 믿어주신 의미라고 생각한다. 좀 더 책임감 가지고 올 시즌에도 NC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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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이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지난해 손아섭은 NC에서 2번째 시즌을 치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말 4년 64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NC로 이적한 그는 2022시즌 타율 0.277 4홈런 48타점으로 다소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이에 절치부심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7)와 타격 수정에 나섰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의 성적을 올렸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득점도 3위에 위치했다. 4월 중순까지 0.230대 타율로 주춤했지만 이후 제 궤도에 올랐다. 특히 8월 0.373, 9월 0.407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순위 싸움 중인 팀에 보탬이 됐다. 이에 손아섭은 시즌 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손아섭이 최다안타 1위를 기록한 건 통산 4번째다. 2012년 158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개인 첫 타이틀을 수상한 그는 2013년 172안타, 2017년 193안타를 기록하면서 트로피를 차지했다. 그러나 타격왕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는 지난해까지 타격 2위만 2번 오르는 등 불운을 겪었다. 2013년에는 0.345의 고타율을 기록하고도 LG 이병규(0.348)에 밀려 수상에 실패했다. 이어 2020년(0.352)에는 2리 차이로 KIA 최형우(0.354)에 이은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프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타율 타이틀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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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이렇듯 훌륭한 시즌을 보낸 손아섭이지만, 이번에도 우승반지를 손에 끼지 못했다. 시즌 전 최하위 후보로 꼽혔던 NC는 선전을 거듭하면서 75승 67패 2무(승률 0.528)의 시즌 전적으로 4위에 올랐다. 이어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스윕승으로 이기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끝내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시리즈 경험 자체가 없던 손아섭은 이번에도 우승 도전이 무산됐다. 탈락 직후 그는 "마지막 목표(한국시리즈)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고 노력할 동기가 될 것 같다. 하늘을 원망도 하지만, 그런 목표가 남아있어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FA도 좋은 대우를 받았고, 골든글러브, 타이틀, 국가대표 등 개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영광은 이뤄봤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우승반지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많이 컴플렉스로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야구인생을 돌아봤을 때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1988년생 용띠인 손아섭은 올해 용의 해를 맞아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는 "용의 해라는 걸 알고 나서 왠지 모르게 잘될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아쉽게 한국시리즈 못 갔는데, 마무리는 제일 마지막에 하고 싶다"며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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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이 8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열린 2024시즌 신년회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다음은 손아섭과 일문일답





- 올해도 주장을 맡게 된 소감은

▶ 선수단이나 감독님이 믿어주신 의미라고 생각한다. 좀 더 책임감 가지고, 올 시즌에도 NC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 팀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왔다

▶ 처음 주장을 하면서 잡은 방향성이, 어린 친구들이 경기장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부담감 덜고 마음껏 뛸 수 있는 걸 만드는 게 목표였다. 단체생활이기에 팀 내 규칙이나 문화는 엄격하게 하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선후배가 없고 능력 마음껏 펼치길 바란다. 1차적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하나의 팀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게 이어가고 싶다.

- 강인권 감독이 처음부터 임기 2년이라고 생각했다는데

▶ 원래는 1년씩이라고 알고 있다. 감독님이 2년을 생각하셨던 것 같다. 감독님이 저를 믿어줘서 맡겨주신 거라 생각해서 후배들 잘 이끌어서 돌풍 일으킬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

- 올해 미국에 늦게 들어간다는 게 신년회 때문인가

▶작년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주장이기에 구단 행사는 참석해야 한다 생각한다. 행사가 있어서 일정이 늦춰졌다. 작년엔 1월 초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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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 올 시즌 타격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가

▶ 작년 시즌에 했던 걸 조금 더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다.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술을 확실히 내 몸에 익숙해지도록 하려고 한다. (강)정호 형이랑 통화하면서 장타 비율 고민에 대해 서로 대화했다. 좀 더 보완해야 할 게 있으면 추가해서 보완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작년 캠프 때도 말했지만 변화 주기엔 한 달도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 작년엔 100이 최고라면 5~60 정도 채우고 팀 캠프 합류. 작년에 못했던 걸 올해 추가하려 한다. 올해는 60부터 시작해서 8~90까지 가는 정도로 훈련 진행될 것이다.

- 수비에서 의욕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 의욕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다. 팀 성적이 나는데 있어서 내가 어디에 있을 때 경기력에 도움되느냐가 중요하다. 저희 팀에 수비 잘하는 외야수가 많기 때문에 체력 떨어질 때나 몸 안 좋을 때 그 친구들 몫을 해야하지 않을까. 캠프 때부터 전 경기 뛸 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외야 쪽 빈 자리 생겼을 때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로 준비하겠다.

- 올해 기대하는 후배가 있다면

▶ 개인적으론 오영수가 정말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옆에서 보면서 터지기만 하면 무서운 선수 될 거라 본다. 경험이 없다 보니 멘탈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오영수가 가진 재능만 경기장에서 발휘한다면 팀에도 엄청난 플러스라 생각한다. 그만한 능력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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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사진=뉴스1
- 올 시즌 피치 클락이 도입되는데, 타자도 영향 있을까

▶ 준비가 긴 선수들은 영향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도 경기를 안해봐서 어떤 느낌이고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는 모르지만, 루틴이 긴 선수들은 동작을 줄이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한번 해봐야 할 것 같다. (너무 급하게 도입된 면이 있다) 투수들이 영향 있을 것이다. 타자들도 루틴이 긴 선수들 영향 있을 것이다. 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어려운 점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지만 선수들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10개 팀 모두 같은 조건에서 치러진다. 빨리 적응하는 팀이 영향이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

-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었는데 못해준 것

▶ 생각한대로 했다. 더 해주고 싶은 건 딱히 없고 올해도 제가 생각한 방향성 잃지 않고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선배나 주장이 되고싶다는 생각이다.

-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탈락했는데, 누구보다 간절할 것 같다

▶ 맞다. 야구선수로서 유일한 콤플렉스가 (우승)반지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영광은 이뤄봤다고 생각한다. FA도 좋은 대우를 받았고, 골든글러브, 타이틀, 국가대표 등도 따냈다. 스스로가 많이 콤플렉스로 느껴진다. 그 부분이 야구하면서 은퇴하는 날까지 꼭 이뤄보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야구인생 돌아봤을 때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많이 아쉽다.

- 용띠로서 용의 해가 의미 깊을 것 같다

▶ 용의 해라는 걸 알고 나서 왠지 모르게 잘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저에게는 멘탈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자신감을 줬다. 개인적으로 작년만큼 보탬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 제일 마지막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NC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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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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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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