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만나면 '패패패패패패패패패패', 한국가스공사 제공권 싸움 또 밀렸다→"이러면 안되는데..." 사령탑 한숨 [울산 현장]

울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1.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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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선수단.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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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 /사진=KBL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현대모비스 공포증'이 후반기에도 이어졌다. 아직 맞대결이 2번 더 남았는데도 벌써 상대전적 열세가 확정됐다.

한국가스공사는 2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원정경기에서 88-91로 패배했다.


이로써 지난 4일 정관장전부터 LG, 삼성, KT를 차례로 꺾었던 한국가스공사의 연승 행진도 '4'에서 멈췄다. 시즌 전적 11승 21패(승률 0.344)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6위 현대모비스와 승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오히려 5경기 차로 벌어지며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2021~2022시즌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해 대구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첫 맞대결(2021년 10월 9일 원정)에서는 94-83으로 기분 좋게 승리했지만, 이후 3~5라운드에서는 3연패에 빠졌다. 2022년 3월 26일 원정 맞대결에서 86-65로 눌렀던 한국가스공사는 이것이 마지막 현대모비스전 승리가 됐다. 이후 약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가스공사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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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선수단. /사진=KBL
2022~2023시즌 첫 대결이었던 2022년 10월 28일 대구 경기(71-81 패) 이후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 31일 '농구영신' 경기(83-90 패)까지 무려 현대모비스 상대 9연패에 빠졌다. 과거 서울 삼성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무려 23연패(2012년 1월 14일~2015년 11월 26일)에 빠졌던 것에 비하면 애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3시즌 내내 전적이 밀린다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농구영신' 당시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은 상대전적 열세 원인에 대해 "실력이 부족했다. 중요할 때 턴오버나 리바운드에서 진 경기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함지훈과 장재석, 김준일 등 장신 선수들의 활약 속에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여기서 파생된 공격으로 리드를 잡아나갔다.

그래도 한국가스공사의 경기력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10연패에 빠지며 한때 시즌 전적이 1승 12패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중 상무에서 전역한 김낙현, 그리고 정관장에서 뛰었던 듀본 맥스웰이 합류하며 경기력이 올라왔다. 최근에는 4연승을 달리며 6강 경쟁에서 다크호스가 됐다.

이는 현대모비스전 경기결과로도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었던 지난해 10월 21일 원정경기에서는 87-62로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2라운드(11월 18일, 울산)에서는 전반 리드를 잡았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점 차(80-81)로 석패했다. 이어 3라운드 농구영신 매치(대구)에서도 3쿼터 한때 앞서나가는 등 위협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83-90으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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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와 현대모비스의 맞대결로 펼쳐진 2023 KBL 농구영신. /사진=KBL
강 대행은 20일 경기를 앞두고 "올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한번도 못 이겼다. 선수들이 더 이기고 싶어하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하며 "마지막 리바운드 등 한두 부분을 헌납했는데 (선수들에게) 집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농구영신 당시 73-73 동점 상황에서 함지훈의 리바운드 후 이우석의 위닝샷이 터진 부분을 떠올린 강 대행은 "그런 부분을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며 "KT전(18일) 때도 리바운드 지지 말자고 했다. 수비를 터프하게 하는 건 기본이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악재도 있었다. 바로 이대헌이 왼쪽 햄스트링 미세 출혈로 인해 경기에 나올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강 대행은 "(18일) KT전 때 느낌을 받았다. 2년 전에 햄스트링 때문에 일주일 쉬었는데 재발한 것 같다"며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고 설명했다.

강 대행이 우려한 것처럼 현대모비스는 최진수와 장재석이 경기 초반부터 제공권을 점령했고,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공격에서도 연이어 3점포를 터트린 현대모비스는 1쿼터부터 10점 차 이상 리드를 잡으며 달아났다. 그래도 한국가스공사는 니콜슨과 신승민이 분전하면서 사정권으로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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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니콜슨. /사진=KBL
이어 한국가스공사는 2쿼터에는 과감한 공격을 통해 파울을 얻어내며 야금야금 쫓아갔고, 한때 스코어를 36-36으로 만들었다. 전반은 현대모비스의 52-45 리드로 마감됐지만, 한국가스공사도 3쿼터 들어 니콜슨과 차바위의 활약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니콜슨은 이후로도 맹폭격에 나서며 양 팀 최다인 42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날 역시 승리의 여신은 한국가스공사의 편이 아니었다. 84-86으로 뒤지던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1분 여를 남겨놓고 루키 박무빈이 3점포를 꽂아넣으며 재역전에 나섰다. 이어 이우석의 쐐기 득점까지 나오며 현대모비스는 결국 패배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리바운드에서 29-35로 밀렸고, 어시스트 역시 13-24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결국 이번에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면서 한국가스공사는 현대모비스전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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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대행.
경기 후 강 대행은 "1쿼터부터 선수들이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좋았는데 초반 뜻대로 안 됐다.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나 리바운드에서 적극적으로 했던 게 경기를 타이트하게 갔다. 마지막 2분 사이 집중력이 부족했다"며 경기 총평을 내렸다. 마지막 박무빈에게 준 외곽포에 대해서는 "벤치에서는 2점을 주자고 했는데 제대로 전달 안 된 게 아쉽다"며 "김낙현을 계속 쓰기 힘들어 벨란겔을 넣었는데 패턴 지시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끝으로 강 대행은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이기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현대모비스와 경기하면 이런 결과 나오는데, 안 나오도록 선수들에게 얘기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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